인생 이야기
사람은 살다 보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옵니다.
그게 크건 작건
이유 불문하고
뭔가 주어진 선택지 중에서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에 대한 판단의 결과에 대해서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 참으로 간사합니다.
판단을 내려 결정했을 때 생기는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고 좋으면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불리하고 나쁘면 배척하려 듭니다.
즉,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나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려면
...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습니다.
용기...
사람들의 엄청난 비난과 질책을 아주 담담하게
그리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
자신의 무능력함을 남들이 탓하는 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순순히 받아들일 마음.
전 그걸 용기라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당장 저부터도
그런 용기는 쉽게 생기지 않습니다.
용기를 낸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용기뿐이 아닙니다.
너무 마음에 들어 저런 이성이라면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져 다짐이 되고
이성에게 다가가 나의 마음을 표현하려면.
그것 또한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성을 홀리는 데 특화된
남자 제비나 여자 꽃뱀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겠지만.
사실 그들도 없던 용기를 내어 시작한 일이
이젠 직업이 되어 굳이 용기라는 것이 필요 없어진 것이지만요.
하여튼 특수한 상황은 제외하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나의 뜨거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조차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럼 왜 용기를 내는 건 어려울까요?
그건 상대에게
내가 꽁꽁 숨겨 두었던 진심 어린 마음을 밖으로 꺼냈을 때
상대에게 거절당할까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결과는
수락 또는 거절
둘 중 하나입니다.
상대가 용기를 낸 날 배려해 머뭇거리는 걸
수락이라고 하기도 뭐 하고
거절이라고 하기도 뭐 하니까.
그건 제외하겠습니다.
하여튼 50% 확률로
수락과 거절이라는 결과는 어차피 나옵니다.
하지만 거절이 무서워 용기를 내지 않으면
결과는 언제나 0%입니다.
박보검이나 아이유 같은 얼굴이 아니라면
상대가 용기를 내지 않는 나에게 먼저 다가오진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부럽긴 하네요.
박보검이나 아이유는
굳이 자기가 먼저 용기를 내지 않아도
상대가 오히려 용기를 내니까요.
그럼 그 결과에 대해선 주도권을 가지고
호불호를 결정할 수 있으니 몹시 부럽긴 하네요.
그러고 보니까
용기란 내가 상대에게 선택권.
즉 다시 말해 주도권을 내어주는 행위가 되는군요.
그래서 용기는 다르게 보면
날 포기하고 상대에게 날 맡기는
노예계약이고 부를 수도 있겠네요.
하아...
억측이 망상을 낳고
망상은 억지를 낳습니다. ㅎㅎㅎ
그냥 뭐가 되었든 용기를 내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선 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어차피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거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그 이후에 내가 할 수 없는 건 깔끔하게 포기하는 거죠.
용기를 내고
결과가 좋으면 좋은 거고
결과가 나빴다고 해도 내겐 손해가 전혀 없다는 태도.
이런 경우
상대 입장에서 보면 좀 싸가지 없어 보이려나요. ㅎㅎㅎ
적극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마음속 깊은 감정을 꺼내 상대에게 보인 다는 건.
그 결과가 나쁘더라도 책임을 진다면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타인에게 용기를 내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비난을 들어야 할 땐 들어야 하고
욕을 먹어야 할 땐 먹어야 합니다.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고 피할 곳이 없다면
굳이 비를 피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맞는 게 순리이듯이 말입니다.
용기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따르게 합니다.
내가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고 하면
내가 어렵게 낸 용기는
나에게 많은 이득을 얻게 해 주겠네요.
토요일 저녁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하긴 이런 글을 공개된 장소에 올리는 것도
어떻게 보면 엄청난 용기이긴 하겠네요.
익명 뒤에 숨어 숨겨 놓은 마음을 보이는 행동.
그렇습니다.
이것도 작은 용기입니다. ㅎㅎㅎ
그냥 저의 마음이 가고 생각이 가는 곳을 따라가다 보면
정처 없이 글도 그 마음을 따라 흐릅니다.
지구의 모든 물은 결국 바다로 흐릅니다.
저의 모든 생각이 종국에는 어디로 흘러 가는지 몹시 궁금합니다.
오늘 저의 한 생각을
이렇게 멀리 흘려보냈고
그 생각은 어디에서 멈추는지
보고 싶네요.
저의 생각도
결국은 생각들이 모이는
큰 바다에서 멈추나요.
모르겠네요.
나이를 먹으며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쌓아도
이상하게 모르는 게 더 많아집니다.
바깥에서 부는 바람이 어느새 선선합니다.
이젠 차가운 겨울바람은 사라지고
상쾌한 봄바람이 붑니다.
생각이 멈추는 나의 바다
그 바다를 찾기 위해 오늘 용기를 내 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