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이야기
글을 써서 돈을 번다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글을 쓰는 것이 취미일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이게 직업이 되는 순간 그야말로 지옥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그냥 아무 거나 써도 되는 수필처럼 그냥 끄적끄적거린다고 해서 절대 돈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수필집을 내시는 분도 계시고 그런 작가분의 글 중에는 이런 애절한 글이 가능하구나, 할 정도의 정말 대단한 분도 계시긴 합니다만, 주변 작가가 아닌 일반인 중에 그런 수필집을 굳이 돈을 내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거기다 우리나라는 도서관이 많아 작가가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 글을 공짜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더 순문학은 잘 팔리기 힘듭니다. 당연히 극소수의 인기 작가를 제외하고 나머지 작가들은 글만 써서는 먹고살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좋은 퀄리티의 글이 나오기 힘듭니다. 하루 종일 글쓰기에 매달려도 될까 말까 한데. 글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는 건. 대부분의 작가에게는 정말 아득한 달나라 이야기 일 뿐. 그래서 작가님들 중에 인터넷에서 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곳이면 어디가 되었든 우선 글을 올리고 보자는 분들이 많아지신 것 같습니다.
물론 퉁계상으로 정확한 수치를 모르는 상태에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느낌일 수 있으나.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돈을 준다는 곳에 왜 이런 글이 이런 곳에 있을까? 할 정도로 훌륭한 글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글 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글 수준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언이 가능한 것이죠. 물론 그걸 잘 못하게 되면 조언해주고도 욕이란 욕은 다 먹지만요. 야구 선수는 야구 유망주들의 잘못을 금방 압니다. 결혼한 사람은 결혼 생활에서 오는 위기 상황을 잘 압니다. 이미 경험해 봤으니까요. 거기다 극한의 효율까지 경험하는.
아니 그걸 못하면 프로에 갈 수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보면 다른 사람의 수준이 금방 보이거든요.
그런데 유독 요즘 글을 올리면 돈을 주는 사이트에 잘 다듬어진... 그러니까 이건 글도 많이 써보고 사색도 많이 해 본 그런 글들이 올라온다 이 말입니다. 물론 내용은 자극적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팔릴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그런 작가님들이 돈을 벌기 위해 좀 험한 글을 쓰는 걸 보면서 참 안타깝기도 합니다만. 돈이 최고의 선이자 전부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딴 싸구려 감성은 인생을 사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역시 제일 좋은 건 글은 취미로 쓰면서 그 내용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것인데요. 그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이나 가능한 것이겠지요. 그래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시는 분은 비율로 봤을 때 결혼하신 여성 분들이 많으신 거 같습니다. 맞벌이가 아닌 전업 주부이면서 아이들이 없거나 아이들이 모두 장성해서 결혼해 독립했거나 아니면 결혼은 아니지만 그냥 독립한 상태 말입니다. 그런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안정이 오랫동안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전 다른 작가님들에 비하면 시작점에서 아직 출발조차 하지 못한 상태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출발하려고 해도 제 발목에 채워진 경제적인 족쇄 때문에 쉽지 않네요. 과거 풍요로울 땐 이렇게 시스템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의 공장식 맞춤형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지요. "있을 때 잘해"란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닌데요. 사람 인생은 정말 모르는 겁니다. 제가 써놓은 글을 다시 읽어보니 누가 보면 엄청 대단한 작가처럼 써 놓았네요.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웃기는 일... 우리 모두 이번 주 로또를 왕창 사고 함께 1등 기원제를 하죠. 혹시 압니까. ㅎㅎㅎ
모두 평안한 오후 되시길...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