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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조용하게 산책도 하고 생각도 정리해 봅니다(D-212)

무계획으로 시작한 정년휴가 중이라 브런치에서 글을 쓰다 말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바로 오산에 있는 '물향기수목원'으로 향했습니다. 간단하게 샌드위치, 음료수, 그리고 과자 약간을 가방에 넣은 후 10시 도착을 목표로 삼고 길을 나섰는데, 이렇게 평일의 한가한 흐름 속의 운전은 오랜만에 해보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물향기수목원입니다
수목원에 대한 소개, 계절별 관람시간 및 매표시간, 휴원일, 대중교통 및 승용차를 이용하여 오시는 방법, 주소 및 연락처에 대한 정보는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 물향기수목원을 참고하시면 되니, 제 글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너무 여유 있는 주차공간이 저를 반겨주네요. 넉넉한 공간에 세우고 ①만경원(매표소 입구) 터널을 거치면 바로 앞에 ② 매표소와 입구가 보입니다. 입구를 지나면 ③안내판이 보이는데 즐거운 마음으로 산책을 한다는 생각으로, 오른쪽 주 관람로 쪽을 따라서 걷기로 했지요. 잠깐 걸어가니 ④쉼터가 보이는데, 테이블이 제법 많이 준비되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네요. 아직 10시라서 그런지 식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점심시간에 보니 거의 꽈 차 있기는 하네요).

입구 쉼터.png [매표소, 이정표, 쉼터]

무작정 걷기보다는 입구에서 안내도를 받으시던 아니면. 안내판의 그림을 찍어서 다니시면 편할 것입니다. 저는 마침 안내도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사진으로 찍은 후 보면서 이동을 했습니다.

수목원지도.png [물향기수목원 안내도 - 경기도산림연구소 자료]



쉼터를 따라 걷다 보니 ①전통정원이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②여러 시인들의 시를 잠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한번 구경해 보세요. 그리고 바로 맞은편으로 연못이 하나 보여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③수생식물원인데, 아담한 크기로 연꽃이 피어 있고 팔뚝만 한 잉어도 보입니다. 사람들이 먹이를 줘 버릇을 해서 그런지 가까이 가면 잉어들이 물가로 몰려옵니다. 이곳에도 잠시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의자가 여러 개 있습니다. 수목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곳저곳에 쉬었다 갈 수 있는 의자는 많이 있더라고요.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숲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수생식물원.png [전통정원, 수생식물원]



잠시 걸어 올라가니 중부지역자생원 간판이 보이고 뒤쪽으로 ①물방울온실이 보입니다. 그냥 한눈에 봐도 물방울 같이 생긴 유리 온실이네요. 내부에는 회전식 나무 데크가 있어 위쪽도 관람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②열대 나무와 ③조그만 연못과 비단잉어 ④선인장 등이 보이네요. 밖으로 나가면 ⑥멋있게 서있는 메타스퀘어 나무 길을 볼 수 있습니다. 남이섬에 비할 정도로 길고 울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정리가 되어 있어 보기가 좋았습니다.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고 계시네요.

물방울온실.png [물방울 온실, 메타스퀘어 길]



메타스퀘어 나무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①무장애나눔길이 보입니다.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와 어린이 등 누구나 편하고 안전하게 숲을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한 길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가 마음에 와닿을 정도로 나무데크로 잘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마침 ②왜가리 한 마리가 돌 위에 서서 햇볕을 쬐고 있더군요. 나중에 보니 이 녀석은 이 근처 연못에서 먹이를 사냥하고 있더라고요. 안내도에는 없지만 이 근처가 ③메타스퀘어 군집지 같아 보입니다. 무장애나눔길을 따라 올라가면 ④수국원이 나옵니다. 아직 개화시기인 6월이 안 되어서인지 ⑤수국의 조그마한 봉오리 정도만 보입니다.

무장애나눔길.png [무장애나눔길, 수국원]



수국원 옆으로는 '기후변화취약식물보존원'이 있지만 보존에 목적이 있는 곳이라 잠시 쳐다보고, ①습지생태원 쪽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좀 전에 거쳐왔던 무장애나눔길도 어찌 보면 습지생태원의 일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습지생태원을 따라 오르다 보면 ②무궁화원이 보입니다.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인데 흔히 보기 힘들어서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꽃은 7월부터 핀다고 하니 아직은 그냥 나뭇잎만 보이네요. 늘 무궁화나무를 볼 때마다 큰 나무가 없나?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안내판을 보니 높이가 3~5m 정도로만 큰다고 하니 왜 지금껏 큰 나무를 못 봤는지 이해가 갑니다. 유전자 조작이라도 해서 좀 크게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네요.

다시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니 ④사부작정원이 보입니다. ⑤안내도에는 아마 잔디마당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사부작정원이라고 했는지는 걷다 보니 알겠더군요. 바닥에 작고 흰색의 돌이 깔려 있어서 밟을 때마다 "사부작, 사부작"하는 소리가 납니다. 여기에 화장실이 있으니 잠시 쉬었다 ⑥주관람로를 따라 한국의 소나무원으로 향했습니다.

무궁화원.png [무궁화원, 사부작정원]



언덕을 잠시 오르다 보면 ①한국의 소나무원이 보입니다. ②다양한 모양의 소나무가 식재되어 있는 공간을 잠시 구경한 후 언덕을 내려가면 ③호습성식물원이 보입니다. 이곳에는 물가나 물속 등 습기가 많은 곳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하네요. 잠시 거닐다 보니 아담하게 지어진 ④물향기식물책방이 보입니다. 무엇인지 궁금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산림, 식물, 꽃, 정원, 조경과 관련된 국내외 서적이 비치되어 있네요. 쉬면서 잠시 볼만한 책을 고르다 보니 '파브르 식물기'*라는 책이 눈에 띄어 조금 읽었습니다. 벽의 두 곳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개방감이 좋고, 깨끗해서 잠시 쉬면서 책을 읽기에 참 좋은 곳이라 생각되네요. 여기에도 화장실이 있으니, 아이들과 가셨다면 편하게 사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파브르 식물기: 20세기 가장 위대한 자연주의자이자『파브르 곤충기』로 잘 알려진 장 앙리 파브르의 책으로, "가장 모범적인 식물가이자 지구 환경 위기 시대의 인류에게 보내는 파브르의 조언"이라고 하네요(출처: 알라딘 북펀드)

호습성식물원.png [소나무원, 호습성식물원, 물향기식물책방]



물향기식물책방에서 밖을 내다보니 바로 앞에 커다란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나무데크를 따라가 보니 ①물향기산림전시관이네요. 건물 앞에는 ②느티나무 노거수(나무 나이가 많은 큰 나무)가 보입니다. 연혁을 살펴보니 원래는 남양주시 평내동에서 자랐던 나무였으나, 영양공급 부족 등으로 뿌리 부분들이 고사하여 보호수로서 지정가치가 상실된 후 이곳 산람전시관 잔디광장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전시관의 1층은 가족 휴게실만 있고, 2층이 메인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④숲의 이해라는 조형물(?)이 보이고 안으로 걸어가면 박재된 새들을 볼 수 있기는 합니다만, 솔직히 별로 눈길을 끌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상과 음향 콘텐츠가 있어서, 아마 아이들이랑 같이 왔다면 좀 더 관심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옥상 한편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도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음료수 마시면서 쉬었다 가시면 좋을 것 같네요.

물향기산림전시관.png [물향기산림전시관, 노거수, 숲의 이해 조형물]



물향기산림전시관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아담한 ①②분재원이 보입니다. 다양한 분재가 있고 중앙에 조그만 분수와 연못도 있네요. 잠시 그네 의자에 앉아서 나무와 하늘을 보니, 마음도 편안하고 몸도 편안합니다. 다리가 긴 것인지 그네 의자가 원래 낮아서 그런 것인지, 자꾸 발이 땅에 닿아서 그네처럼 타면서 앉아 있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잠시 쉰 후 일어나서 보니 분재원 바로 밑에 유리 온실인 ③난대식물원이 커다랗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 큰 공간은 아니어서 여기도 잠시 한 바퀴 둘러보시면 될 것 같네요. 여기까지 내려오고 나니 주관람로는 거의 다 다닌 것 같습니다. 난대식물원 바로 옆이 사무실이고 이정표를 보니 '정문, 주차장'이 보입니다. 이렇게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주관람로를 돌았는데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네요.

난대식물원.png [분재원, 난대식물원]



쉼터(식사장소)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 후 아직 시간도 많이 남기도하고 해서, 이번에는 보조관람로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참! 공원 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이 없으니, 먹고 남은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셔야 합니다. 입장객분들이 이를 잘 지켜서 인지 공원 내 굴러다니거나 버려져있는 쓰레기는 못 봤습니다.

우선 분재원 인근에 있는 ①대나무원으로 올라서 ②③자연정원을 구경하고,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야생화원과 ④⑤⑥단풍나무원을 둘러봤습니다. 대나무원의 경우 생각보다 대나무가 울창하지 않아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자연정원이나 야생화원은 아기자기한 규모라 둘러보기에는 괜찮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야생화원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는 단풍나무원이 그나마 호젓한 분위기와 함께 걷기도 좋은 곳이라 생각됩니다.

대나무원.png [대나무원, 자연정원, 단풍나무원]

이렇게 주관람로와 보조관람로를 돌고 난 후, 오전에 입장하였던 입구로 나왔습니다. 저같이 혼자 와서 부지런이 돌아다니면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리네요. 아마 가족과 함께 천천히 즐기면서 다니시면, 3~4시간 정도 잡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자비 정산.png [물향기수목원 주차요금 이용안내]

이제 마지막 할 일은 주차비 정산이 되겠지요. 정문을 나와 매표소를 정면으로 보면, 왼쪽에 무인정산기가 보입니다. 주차요금은 1일 기준으로 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차량은 소형과 중형에 속하니까, 하루 종일 주차하여도 3,000원이니 큰 부담은 없습니다. 여기에 제 차와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저공해차량에 해당되어 50% 할인까지 되어서 1,500원이면 되네요.



평일 날 오전에 한적하게 수목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네요. 수목원 안내도를 보니 웬만한 곳은 한두 번 정도는 걸어 다닌 것 같습니다. 한 나절 내에 걸을 수 있는 적당한 규모이기도 하고, 아지자기한 19개의 주제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심심하지 않게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때와는 달리 이번 여행은 우연히 잡힌 정년 휴가로 인해 혼자 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개장하자마자 입장을 해서 인지, 사람들도 적어 조용한 산책이 가능했습니다. 한적한 숲의 오솔길을 걷고, 나무에서 나오는 신선한 냄새를 맡으며, 오롯이 혼자 걸으며 사색할 수 있었던 무척 귀한 기회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산책하며 숲도 즐기시고, 음식을 가져와 자연을 벗 삼아 맛있게 드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도 편안하게 사색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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