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산과 숲, 섬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거제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는 학동고개에 있는 파노라마 케이블카였습니다.
이전 방문지였던 '바람의 언덕'에서 맘껏 센바람을 맞고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만든 후, 좀 늦은 점심으로 인근에 있는『예이제 게장백반』이라는 식당을 들렸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유명하다고 하던데 의외로 주차장에 차가 없어서 잠깐 망설였지만, 원래 게장을 먹기로 했으니 그냥 들어가 보았습니다. 건물 입구도 깔끔하고 가게 내부도 넓고 깨끗했습니다. 한쪽 면의 창으로는 방금 갔다 왔던 '바람의 언덕'과 바다가 보이더군요. 일단 기본은 만족스럽네요.
이제 음식만 맛있으면 됩니다.
인터넷 정보와 달리 게장 무한정식이더군요. 한편에 셀프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바가 있었습니다. 양념보다는 간장게장이 제 입맛에는 맞았고, 비리지도 않고 많이 짜지도 않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 식당에 대한 설명은 굳이 필요가 없었는데 사족이네요.
여하튼 식사 후 무거운 몸을 차에 싣고 거제의 새로운 랜드마크라고 하는 '파노라마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가다 보니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을 스치듯 지나가는 코스였습니다. 매번 주차장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차하기 좋은 곳이 최고의 명소가 아닐까 하네요. 그래서 여기가 바로 주차 명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고 넓은 주차장을 맘껏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저게 전부 주차장인데 재미있는 것은 왼쪽 언덕으로 올라가야지만 주차장 입구라서 위층부터 주차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맨 위층에 주차하는 게 탑승장으로 가장 빠르게 가는 길이더군요.
저희가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정도였는데 비록 휴가철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한가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차장으로 올라오면서 본 케이블카들이 가만히 서있는 것 같았는데, 약간의 불안감이 생기더군요. 내리자마자 들리는 방송멘트에는 대충 "지금 강풍으로 인해 케이블카 운행이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운행이 재개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안내하겠습니다"와 같았습니다.
아까 '바람의 언덕'에서 불던 강풍이 케이블카 운행에 지장을 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기는 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온 김에 찬찬히 케이블카 탑승장과 각 층의 시설도 한번 둘러보면서 기다렸는데 쉽게 운행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일단 철수했습니다.
여기서 잠시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링크 사이트를 통해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정상을 연결하는 1.56km 구간의 케이블카입니다. 상부전망대에서는 노자산과 다도해 전경을 경계 없이 360도로 접할 수 있으며, 총 45대의 캐빈 중 10대는 크리스털 캐빈으로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 노자산 숲을 걷듯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탑승시간은 왕복 18 ~ 20분 정도이며, 운행은 기상 또는 매표 상황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다고 하니 사전에 확인하고 가셨으면 합니다.
다음 날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체크 아웃 후 전화로 케이블카 운행 여부를 문의하니 오늘은 운행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바로 출발하여 주차 맛집인 케이블카 주차장 맨 위층에 주차하였습니다. 오늘은 어저께보다는 차가 많은 것을 보니 탑승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저희는 올라갈 때는 일반 캐빈(바닥이 철판으로 막혀 안 보임)을 타고, 내려올 때는 크리스털 캐빈(바닥이 유리로 되어 밑이 환하게 보임)을 이용하였습니다. 크리스털 캐빈의 가격이 일반 캐빈보다 왕복 기준으로 5,000원 비싸지만, 한 번은 크리스털 캐빈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유는 타 보시면 압니다.
천천히 들어오는 케이블카에 타고 보니 벌써 누군가 타고 있더군요. 바로 이 분(분홍색 밸리곰)입니다. 전체 케이블카마다 타고 계시고, 상부전망대 앞 나무에도 앉아 계시네요(멀리 있어 잘 보셔야 합니다).
편안하게 앉아 창밖의 경치를 구경하면서 노자산 정상의 상부전망대로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케이블카 등받이 뒤편에 구멍이 뚫려 있어 시원한 바람이 솔솔 들어오니 좋습니다. 겨울에는 아마 막겠지요. 안 그러면 추울 것 같은데, 내외부 온도차에 따른 '이슬 맷힘' 현상 때문에 뚫어 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차에서도 겨울에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으면 전면 유리창에 습기가 차서 안 보이잖아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왜 이런 쓸데없는 것에 관심이 많은지 저도 궁금합니다.
상부전망대에서 케이블카를 내린 후 보니 건물 밖으로 나가면 두 개의 관광 포인트가 있습니다. 짧은 거리에 있는 윤슬 전망대(100m)와 좀 더 먼 노자산 정상(820m) 중 당연히 짧은 윤슬 전망대로 갔지요. 걷기를 별로 안 좋아하는 1인이 있어서...
전망대로 가는 길은 나무데크로 되어 있고 경사도 완만하여 아이들이나 어르신도 쉽게 이동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방방 뛸 정도로...
윤슬 전망대에서 바로 보는 풍경은 보는 방향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통영 방면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섬인 다도해가 보이고, 반대편에는 '흑진주 몽돌해수욕장'과 멀리 '바람의 언덕'이 보이는 쪽으로 섬은 많지 않고 망망대해가 보이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을 봐도 그냥 멋있네요. 맑은 날씨도 한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봐도 봐도 멋있는 풍경을 한참 동안 눈에 담았습니다.
저희는 집으로 올라가야 할 시간이라 윤슬 전망대만 보고 바로 크리스털 캐빈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노자산 숲이 유리 바닥을 통해 보이네요. 생각보다는 유리 바닥이 깨끗해서 아래 숲이 잘 보입니다. 막혀있는 캐빈에서는 못 느꼈던 시원한 개방감이 좋습니다.
2박 3일의 거제여행은 시원한 바람과 맑디 맑은 가을하늘, 그리고 푸르디푸른 바다가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가보았지만 "한번 더, 아니 많이 가보고 싶은 곳"이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