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스스로를 속박하는 인생보다 더욱 비참한 것이 있던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냥 적어보는 글이다.
나는 많은 정서적 장애를 갖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감추고 살아가느라, 누군가에게 말하는 그 자체가 폭탄처럼 터져나가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내 자체가 망가질까봐 제대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항상 내가 마음을 열 수 있는 곳에는 적어두는 편이다.
혹자는 고지능자들이 정신 장애를 많이 갖고 산다던데, 내가 그래서 그런가, 라는 나르시시즘적인 발상을 해보기도 하다가 결국은 난 보이지 않는 존재, 나도 모르는 나를 다 아는 존재가 나에게 내린 축복이며 저주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존재가, 이 글을 본다면, 부디 나를 이 죄로부터 해방시키는 날이 꼭 올 수 있도록 나와 내 주변 사람들 모두를 지켜주기를.
가볍게 시작하면, 나는 우울증을 갖고 있다. 사실, 작년에 아버지의 부고 이후로 감정적으로 예민해진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지금도 툭 치면 눈물이 나올 때가 있다. 그 이전에도, 난 자살 시도를 여러 번 해본 사람이다. 고등학생 3학년 때, 모의고사로 멘탈이 나갔을 땐 시험 도중 그 자리에서 샤프로 내 손목을 찍어버리려고 한 적도 있으니까. 어렵게 살아야만 했고, 그런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세상과, 이런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집안이 매우 우울한 일상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이전에도 많은 일들로 내가 우울감을 느꼈지만 역시나, 가정 형편을 핑계로, 혹은 진실로 병원 근처조차 가지 않은 부모님 덕에 난 아직도 우울증을 숨기며 살아가고 있다. 가끔, 난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주말마다 쏟아내는데, 이 과정이 어쩌면 내가 매주 기다리는 면회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진실된 나를 마주하며, 내 안을 청소하는 면회의 시간.
두 번째로, 난 심한 강박증을 갖고 있다. 특히 난 숫자 3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중이다. 우울증이 언제 시작했는지 모르는 반면, 이건 어쩌면 내가 갖고 있던 후술할 피해망상과 겹친 강박장애라고 생각한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친구와 닿기 싫었음에도, 닿게 되었을 때 내가 그것을 닦아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물건을 한 번 만져 '닦아냄'이라는 안정감을 얻고, 다시 그 일을 반복했다. 예를 들어, 내가 시험지에 답을 2번이라고 잘못 체크한다면, 그 2에 엑스표를 한 번, 다음은 다른 2를 적고 거기에 엑스표를 한 번, 그리고 다른 답을 적는 듯이. 나도 내 강박증을 알고,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정말 이 부분은 계속 불안해지더라. 글쓰기만 이런 게 아니라, 모든 일에도. 최근 쿠팡에서 물건을 시킬 때도 이랬었다. 이 과정이 어쩌면 내가 매주 해야 하는 노동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불합리한 걸 알면서도, 시키지 않으면 내 안의 내가 나를 속박하고 폭행하는 시간.
세 번째로, 아스퍼거 증후군. 이건 정말 최근에 알아낸, 나도 나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한 질환이었다. 군 시절 당시, 내가 도서관에서 읽은 책이 '정재승 교수'님의 정신 질환 관련 책이었는데, 자폐증과 관련된 부분을 읽다보니 어린 시절의 나와 겹치는 부분을 수십개 찾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소리에 매우 민감했고, 사람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중학생 당시는 무리에서 배제되기가 일상이었으니. 내 지능 지수가 낮지 않다는 것만 알고 살았다가도, 내가 이런 경향이 있음을 알게 된 순간, 금단의 지식을 알게 된 마냥 어쩔 때는 '환희감'이 들었고, 어쩔 때는 '배신감', 어쩔 때는 '공포감'이 들더라. 이 과정이 어쩌면 수사를 받고 죄명을 듣는 시간.
나를 다 아는 존재여! 이 벌이, 내가 당신을 닮기 위해 노력한 행동에 대한 죗값이라면, 내 형량이 이렇게 가벼워도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