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then, 후회하더라도

뮤지컬 "이프덴" 후기

by 올제

최근 뮤지컬 관람 횟수가 줄었다. 내 마음을 끄는 극이 그리 많지도 않고, 무엇보다 관극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이 제법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올라오는 이프덴이라는 뮤지컬은 꼭 한 번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대극장에 몇 없는 여성 주연극에,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으니까. 그렇게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이 뮤지컬을 예매했다.

이프덴은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엘리자베스라는 한 여성의 선택이 그녀를 정반대의 삶으로 이끈다. 그 날, 그 공원에서 루카스를 따라가는지, 혹은 케이트를 따라가는지에 대한 아주 사소한 선택이 “베스”와 “리즈”라는, 매우 다른 두 가지 삶의 결과를 가져온다. 이 뮤지컬을 보면서, 최근에 관람했던 “에브리 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는 영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평행우주, 그리고 우리는 이프덴에서 엘리자베스의 수많은 평행 우주 중 두 갈래에 해당하는 베스와 리즈의 삶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작게는 일상적이고 단순한 선택부터 크게는 앞으로 내 인생의 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택까지.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선택의 길 위에 서기 전까지는 그에 따른 결과를 알 수 없다. 더불어, 그 다음, 또 그 다음 선택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결과는, 어쩌면 내가 처음 생각했던 방향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선택과 후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되돌아보며 그 때 그 선택에 만족하거나, 후회하거나, 혹은 그 선택을 하지 않았음에 만족하거나, 후회한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영상을 하나 보았다. 요즘 MZ 세대들은 고생을 덜 했지만 고민은 훨씬 많다는 내용이었다. (~) 나는 이 말이 이프덴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지금의 우리는 과거에 비해 너무나도 많은 선택지를 눈 앞에 두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한 길을 갔을 때 포기해야 하는 기회 비용이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후회는 수반될 수밖에 없다. 후회하는 선택은 존재할 수 있지만,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큰 후회를 한 선택을 되돌아보며 그 때 이랬다면, 하고 상상해보곤 한다. 그러고는 내가 그 때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다. 그 때 그 선택을 했다면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방향으로 순탄하게 진행이 되었을까? 그 평행우주 속의 당신은 또 다른 종류의, 그리고 다른 크기의 후회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상상할 것이다. 내가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진부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무엇을 선택하든 후회 할 거라면, 지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자고. 그리고 그것이 내 삶임을 받아들이자고. 물론 쉽지 않다. 나 역시도 지금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해 수많은 후회를 하고 있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수많은 상상을 하곤 한다. 요즘처럼 마음이 복잡 할 때는 더욱 더 그렇다. 그러나 인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내 삶이다. 내가 걸어온 길은 무한한 선택지 중 하나의 경로이고, 그 말은 또 지금의 내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후회하더라도, 선택하자. 그리고 또 내 앞에 펼쳐지는, 무수히 많은 길을 걸으며 최선을 다해보자. 혹시나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또 다른 새로운 길이 펼쳐질 지 누가 알겠는가? 후회하는 삶은 있어도 잘못된 삶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