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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You Like That? K-Power!

세계는 K, 내가 제일 잘 나가

by Ella


2005년,

유럽여행을 떠났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땐 공중전화를 찾아 국제전화카드로 한국에 전화를 걸고, 종이 지도를 들고 길을 헤매던 시절이었죠. 구글 맵도, 스마트폰도 없던 때.


유럽 사람들은 저를 보며 “Are you Chinese or Japanese?”라고 물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었어요.

참, 작은 나라였죠.


2012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등장했습니다.

그 시기 저는 호주에서 배낭여행 중이었어요. 거리마다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거리 한복판에서 말춤을 추고 있었죠.
그다음 해 말레이시아 여행 때도 클럽에서 이 노래가 나오자 모두가 춤을 추며 열광했어요.
저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반짝였던 (클럽에서의) 밤을 기억합니다. 젊은 날의 특별한 추억이 되었죠.


그리고 지금, 2025년

저는 캐나다 BC주 밴쿠버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은 아시아계 인구 비중이 높은 도시예요.
아이 학교의 아시아인 학생들 중엔 중국인과 인도인이 대부분이고, 한국인과 일본인은 소수입니다.


제가 한국인이라고 말하면, 대부분 이렇게 말하죠.
K-Dramas are so much fun!”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을 시작으로, ‘중증외상센터’ 그리고 요즘은 ‘폭싹 속았수다’까지 이야기하며 반가움을 표현합니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짝 VIP 대우받는 느낌?

(기분 좋은 착각, 대환영입니다.)


이곳에서 외국인 친구 두 명을 사귀었어요.
홍콩인 친구는 솔로지옥 출연자 이름까지 외우고 있을 정도예요. (사실 저는 그 프로그램을 안 봤지만요...)


어느 날은 막창을 어떻게 먹는지 묻길래, 한국마트에서 냉동 막창을 사다가 프라이팬에 굽는 법을 알려줬어요. 그 친구는 드라마에서 봤다며 소주까지 곁들이며 분위기를 제대로 냈죠.


이 친구는 빅뱅의 골수팬이자 블랙핑크의 열혈팬입니다.

올여름엔 블랙핑크 콘서트를 보기 위해 가족 여행을 겸해, 3살과 5살 꼬맹이들을 데리고 비행기로 무려 5시간 거리인 토론토까지 날아갈 예정이라고 해요.

이 정도면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 아닐까요?


또 다른 친구는 일본인으로, 우리 아이와 같은 반 엄마예요.
제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급속도로 친해졌죠.
“펜트하우스 진짜 재밌었어! 엄기준 연기 정말 잘해!”
K드라마 막장 느낌이 너무 재밌어!”라며 깔깔 웃는 모습에, 왠지 저와 취향이 통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일본인 친구는 저에게 종종 생활정보를 알려줘요.
“리본 마트에 김치 진짜 맛있어. 꼭 가봐!”


저의 서툰 영어에도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는 그들의 태도는 늘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한국인이라고 말하면 출신이 홍콩인, 일본인, 인도인, 그리스인까지도 하나같이 한국 음식을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K드라마의 힘이겠죠. 김치, 파전, 오징어젓갈, 삼겹살, 짬뽕, 탕수육... 먹어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한국 식당을 소개해 줍니다.


빵이 주식인 나라에 소문난 K-빵


캐나다 신전떡볶이


K-뷰티에 대한 관심도 높아요.

오프라인 매장엔 한국 화장품이 정중앙에 진열돼 있고, ‘조선미녀(Beauty of Joseon)’, ‘독도 클렌징’, ‘숨 수분크림’ 같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죠.
가끔은 정말 ‘한국이 세계를 점령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Winners 매장의 화장품 코너


며칠 전, 집 근처 코스트코에 들렀을 때 일이에요.
김치사발면 앞에서 한 백인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This is really good. But it’s very spicy.
Still… it’s really good.”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엄지 척 최고를 날려줬습니다.

그냥 뿌듯했어요. 내가 만든 것처럼 …


코스트코


밴쿠버 게스타운에서의 A.P.T 즉흥 공연








2025년 한국

이제는 아주아주 큰 나라입니다.

다른 건(정치, 경제) 모르겠고, 문화는 선진 강대국임을 확실히 느낍니다.


미스코리아처럼 예쁘진 않지만, 자칭 한국 문화 사절단이 되어 한국 문화를 제대로 전파해 보겠습니다.


”내가 제일 잘 나가!! “는 오늘도 계속됩니다!



아이 엠 코리안!! 내가 제일 잘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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