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ru Jun 08. 2024

구겨진 마음

#인간발제 _ 치사한 글쓰기.

글을 한 문장이라도 쓰고 싶었던 적이 있다.

독서회에 다니며 그야 말로 명품 작품들에 휘둘리며

나도..... 한번...??

하는 사춘기 소녀의 꿈처럼 목적 없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런 꿈도 영 허망한 것은 아니었는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느리지만 조금씩 글이라는 걸 쓸 수 있게 되었다.

좋은 글이 아니라 그냥 종이에 휘갈겨 쓰는 말 그대로의 글씨를 쓰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전까지의 나는 딱 호모사피엔스(생각하는 사람) 만큼의 인생을 누리고 있었을 뿐이다.

 

천사 같은 지인의 권유로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덜컥 합격해 버렸다.

(_ 이 덜컥이라는 말이 참으로 거만한 표현인데, 나의 덜컥에는 2년의 주저함과 1,2번(?)의 도전실패가 포함되어 있다. 그래도 좀 포장지를 둘러보련다. )

무지상태에서 브런치에 입문한 나는 혼돈 그 자체였다.


난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 내가 쓰는 글이 에세이의 범주다.

내가 읽지 않는 글을 내가 써 내려가며 타인의 공감을 얻기 바란다??

단순한 글쓰기에 대한 내 욕망의 해소를 위해 이 얼마나 편협한 길을 시작했나.

아니면 내가 찾지 못한 생각의 한계일까?

어디 합당한 정답이 존재함에도 내가 찾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런 희망 속에서 나만 아는 이 치사함을 숨겨본다.


그 답을 찾을 때까지는 좀 뻔뻔해 보련다.

내 아주 그냥 그러기로 딱!!  맘 정했다!!!

그러니 내 심연의 도덕성이여 부디 그만 아우성쳐라!!!! 쫌!

내가 머 대단한 문호가 될 깜냥도 아니고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 쯤인 글로 끄적거리겠다잖냐.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나도 어쩔 수 없단 말이다.

측은지심(惻隱之心)과 같은 아량을 부탁해 본다.

제발.










구겨진 사진 참조>
https://kor.pngtree.com/freebackground/the-distinctive-texture-of-the-crumpled-paper_15320403.html





매거진의 이전글 책에 줄 긋는 자들의 심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