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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May 06. 2024

5월의 명품숲길 5선


수필가 피천득은 ‘오월 예찬’에서 “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며 “전나무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고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는 신록의 달’이라고 했습니다. 오월의 숲길을 걸으면 눈부신 신록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길을 걸으면 기분이 맑고 산뜻해집니다. 마이힐링로드가 꼽은 오월의 길은 *강원도 강릉 대관령 소나무숲길  *경북 경주 삼릉~금오봉숲길 *전북 부안 내변산 직소폭포길  *경북 영주 ‘마실 치유의 숲길’ *전남 남원 지리산 신선둘레길 철쭉길이다.


'금강송과 산철쭉' 강원도 강릉 대관령소나무숲길



 숨과 쉼이 있는 100년 소나무가 울창한 대관령소나무숲길은 초록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 청량한 바람소리를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들머리인 어흘리마을은 금강 소나무 숲과 소나무 아래서 자라는 생강나무가 봄마다 노란 꽃을 피우는 마을이다. 

어흘리에서 출발해 걷다 보면 시원스런 물줄기를 토해내는 삼포암폭포와 만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억이 담긴 대통령쉼터에서 땀을 식힌 뒤 전망대에 올라 강릉시내와 동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풍욕대는 대관령소나무숲길의 백미다. 높이 2m가 넘는 소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으며 내뿜는 피톤치드를 음미하다 보면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사하게 된다. 8.5km의 순환형 코스로 소요시간 3시간. 난이도는 중.



'힐링의 숲' 경북 영주 국립산림치유원 ‘마실 치유의 숲길’ 


 

경북 영주 소백산 자락에는 ‘마실 치유의 숲길’이 있다. 신록이 우거진 숲에는 피톤치드가 가득하고 정신이 맑아지는 힐링길이 조성됐다. '다스림'이라는 이름을 가진 국립삼림치유원이 만든 '숲건강트레킹' 코스다.

마실 치유의 숲길은 비유하자면 '하늘숲'을 걷는 길이다. 들머리부터 나무데크로 연결해 '옥녀봉' 8부 능선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그 길을 천천히 걸어올라 가면 마치 공중에 떠서 숲을 내려다보는 듯하다. 넝쿨이 둘러싼 아람드리나무가 울창한 야생의 숲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숲 길은  심란하고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걸으며 사방 숲에서 불어오는 향긋하고 상쾌한 바람을 맞고 그윽한 나무향기를 맡을 수 있다. 데크길을 거쳐 임도를 걷다 보면 소백산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이 눈과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숲 속 길에서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면 왜 이곳이 '다스림'인지 알 수 있다. 마음을 다스리고 건강을 다스린다는 의미를 새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는 8km 내외이며 난이도는 중하,


 '청량한 폭포와 청순한 들꽃' 전북 부안 내변산 직소폭포길


 

변산반도는 전북 부안에서 서해로 도끼날처럼 툭 튀어나온 땅이다. 백제 무왕 때 창건된 내소사가 있는 변산(508m)을 중심으로 내륙지역을 내변산, 반도 서북쪽 계화에서 줄포까지 이어진 해안선을 외변산이라고 한다. 

이 길은 내변산탐방센터에서 직소보를 거쳐 직소폭포를 향해 걷는 길이다. 부안댐이 생기며 직소보라는 산상(山上) 호수로 변한 중계계곡은 기암괴석과 어울려 풍광이 무척 수려한데 호수에 반영된 내변산 산세가 두고두고 기억날 만큼 일품이다.

직소폭포는 변산 8경 중 제1경으로 높이 30m, 육중한 암벽단애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지는 물은 ‘실상용추’라는 소(沼)를 만드는데 바라만 봐도 마음이 맑아진다. 숲 길엔 ‘변산바람꽃’을 비롯한 들꽃들이 봄바람에 춤을 춘다.

직소폭포를 거쳐 재백이고개와 관음봉을 넘어가면 천년 연륜이 가득한 내소사가 기다린다. 거리는 편도 9km,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


'신라혼 품은 불상길' 경북 경주 삼릉~금오봉길


경주 남산은 거대한 야외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신라인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남산 답사 길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곳이 있다. 삼릉 가는 길이다. 

삼릉숲부터 트레킹이 시작된다. 삼릉은 신라 왕릉 3기가 나란히 있는 곳으로 주변 소나무숲이 압권이다. 삼릉길의 하이라이트는 상선암이다. 상선암에는 남산의 불상 중 좌불로는 가장 큰 마애불상이 사찰 인근 바위에 새겨져 있다. 

상선암 뒤 능선에 자리한 바둑바위는 경주 최고의 조망 포인트다. 멀리 무열왕릉, 대릉원, 반월성 등 경주의 주요 문화유적이 눈앞에 펼쳐진다. 

봉화산 아래 용장골에는 조선 전기 매월당 김시습이 은둔하며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집필했던 용장사터가 있다. 또 용장골 명물인 4.5m 높이의 용장사지 석탑에서 보이는 풍경도 예사롭지 않다. 

삼릉~금오봉-용장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느릿하게 신라인의 천변만화 표정과 맵시를 살피며, 그 매력을 탐닉하는 길이다.  거리는 9km에 소요시간 3시간 40분. 난이도는 중상.


 '화려한 능선길, 토속적인 숲길' 전남 남원 지리산 신선둘레길 철쭉 트레킹.



지리산 바래봉의 맑고 영험한 정기를 받은 신선둘레길은 마음을 비우고 풍경에 집중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토속적인 산길이다. 

이 길은 산내면 원천마을에서 팔랑마을을 지나 팔랑치를 오르면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인 바래봉이 나온다.  매년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는 바래봉 철쭉제를 개최해 만개한 철쭉의 경관을 만날 수 있다.

팔랑마을은 해발 600m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두메산골의 전통과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곰이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있는 형상의 '곰재', 지리산 산신령이 천왕봉으로 가는 길에 마셨다는 '참샘'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또 6·25 사변이후 가난과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화전을 일궈 감자, 고구마 등을 재배해 지게로 운반하며 넘었다던 ‘울고 넘는 눈물고개’와 ‘억새집’등 사연 많은 흔적도 만날 수 있다. 

거리 8km, 소요시간 4시간 난이도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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