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용 언어는 따로 있잖아요?
나의 시댁은 무난하다.
감사하지.... 만, 그래도 시댁은 시댁이다.
특히, 내가 지금도 적응하기 힘든 3종 세트가 있다.
#1. 인사 편
내 딸 스리는 예민한 편이고, 부끄러움이 있는 아이다.
이미 익숙하고, 자주 보아도, 인사하기가 쉽지 않은 아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편안해져서, 활기차지고 말이 많아진다.
그래서, 시댁에 갈 때마다 생기는 문제.
차가 시댁 마당에 들어서자마다 달려 나오시는 두 분.
나와 스리가 내리기도 전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손과 날아오는 멘트들.
“스리 왔니~ 어휴, 많이 컸네. 오랜만에 봤는데 인사해야지?
아직도 인사를 못하네? 엄마가 안 가르치나... 똑똑한 애를 왜 안 가르쳐?”
1타 쌍피로 날아오는 화살들.
나는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며느리는 못되어서
스리를 향해 말한다. 다만, 모두에게 들릴 크기로.
“스리야, 엄마는 너 준비되면 인사하는 거 알아. 조금 있다가 인사해도 돼.”
#2. 선물 편, 특히 내가 만들어간 음식들.
시골에서 농사지으시는 분들이라, 간식이나, 국거리, 단백질 반찬들을 챙겨간다.
내 시엄마의 반응은 늘 한결같으시다.
“어휴~ 힘들게 뭘 이런 걸 해 와. 가져가서 너희나 먹어.”
결혼 초에는 너무나 서운하게 들렸던 말, 지금은 안다.
어머니의 걱정과 미안함의 표현이란 걸. 결국, 다~ 잘 드신다는 것도.
“어머니, 저 진짜 가져가요?”
“어? 으응....”
#3. 용돈 편
매번은 아니어도, 특별한 날이면 용돈을 챙겨드린다.
그러면 꼭!! 내가 드린 봉투에서 돈을 꺼내, 스리 용돈을 주신다.
설날에도 마찬가지다. 내가 용돈 안 드리면... 스리 세뱃돈도 없는 건가?
이 얘길 지인에게 했더니, 세상 쿨한 그가 말한다.
“봉투가 네 손에서 어머니손으로 갔으면, 소유권이 이전된 거야.
즉, 어머니소유가 됐으니 사용은 어머니 마음인거지. “
헉- 맞는 말인데, 기분이 나쁜 건... 내 통제욕구인가 본다.
내가 드린 봉투이니, 내 맘대로 쓰이길 바랐나?!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어머~ 스리야, 너 용돈 받았니? 좋겠다.”
(=그 봉투가 어디에서 왔더라???)
어른들이 바뀌길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내가 마냥 다 맞춰드리기도 싫다.
그러니 만만한? 내 아이를 향해 말한다.
대신.... 모두에게 들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