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으로 보이는 아이패션은.. 애미탓이 아니다.
16개월의 어느 날,
팬티형 기저귀를 혼자 입겠다는 스리.
발을 이 구멍, 저 구멍에 넣으며 기저귀와 씨름 중이다.
어느 순간 발 하나 끼우기 성공!
너무 뿌듯한 스리, 그 상태로 방을 누빈다.
불편해 보여서 벗자고 해도, 도리도리.
한쪽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기저귀를 더 추켜올린다.
이게 시작이었을까?
바지 입기와 양말 신기 연습에 더욱 매진한다.
애미가 입혀주는 건 싫다고, 다시 벗는다.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단다.
바지에 발하나 끼우기가 이리도 힘들다.
겨우 하나 끼워 넣었는데, 다른 쪽 넣다가 빠진다. 아....
외출준비를 한 시간 전부터 해도, 늘 부족하다.
그래도 애미는 기다린다.
윗도리를 스스로 입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 험난하다.
구멍이 더 많잖아.....
우여곡절 끝에 옷을 입긴 입었다.
뒤집어 입은 윗도리,
삐뚤어진 바지,
발꿈치가 위로 온 양말.
그대로 나간다.
애미가 손대면, 스리가 한 것이 아닌 게 되기에.
스리가 불편하다고 하면, 그제야 만져준다.
그래서일까?
본인스타일에 일찍 눈 뜬 어린이.
깔맞춤은 지루하단다.
세트의상 거부. 따로따로 골라 입는다.
양말도 한 짝씩 다른 색으로 신는다.
겨울에는 샌들을, 여름에는 털부츠를.
실용성 제로.
철저히 본인만의 철학을 따른다.
그 선택은 애미에게 이렇게 말한다.
“애미, 너 패션은 내 기준에 못 미치잖아요?”
스리의 패션욕구는 이제 인형에게로 넘어간다.
공장에서 만들어준 예쁜 옷들이 가득 있지만,
인형들은 그 옷을 입지 못한다.
그날 이야기에 맞는 옷을 만들어 입힌다.
바느질도 못해서, 테이프로 붙인다.
제대로 된 천도 없어서, 휴지와 색종이로 덕지덕지.
그래도 만족스러운 스리.
“내가, 했어.”
이 한마디로 세상을 꽉 채운 아이.
그렇게 스리는 오늘도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