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타일리스트 스리
아이주도식을 한 덕분일까?
스리는 큰 편식 없이, 대체로 잘 먹는다.
그렇다고 주는 대로 먹는 건 결코 아니다.
“엄마, 낼 아침은 뭐야?
난 팬케이크 먹고 싶어. “
자기 전, 다음날 메뉴를 주문하는 스리.
가능하면 최대한 맞춰준다.
“이거 아니야. 크기 다르게 세장 있어야 해.
점점 작게 쌓아서 케이크처럼 만들 거야. “
커다란 팬케이크 한 장은
그대로 되돌아온다.
남은 반죽으로 직접 제작에 나선
푸드스타일리스트 스리.
오성급 호텔 웨딩케이크를 만들 듯
혼신의 힘을 다한다.
삐뚤삐뚤.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 아슬아슬.
스리 마음에 쏙 든 팬케이크.
오늘은 카레 주문이 들어왔다.
퇴짜를 맞지 않으려는 애미는
최대한 예쁘고 깔끔하게 담는다.
카레를 쓱쓱- 비비고는,
다시 바빠진 푸드스타일리스트 스리.
작은 접시를 가져와
카레 한 숟가락,
치즈 세 조각.
... 맛있게 먹는다.
다음날
카레가 다시 등장하면 떨어지는 불호령.
“엄마, 이거 왜 아직 우리 집에 있어?
매일 똑같은 거 먹는 건 지루해! “
분명히 골고루 잘 먹는데,
뭔가, 까다롭다.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바꿔보고
전체를 부분으로 나눠본다.
나만의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따를 때 만족하는 아이.
아름다움과 완성품은 중요하지 않다.
바꾸는 과정 자체를 즐기며
스스로 해보는 것이 뿌듯한 스리.
스리의 세상은 그렇게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