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야.”가 양보를 만든다.

by 오늘도스리

완전 내향인 애미.

누군가와 24시간 붙어있어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괴로운 일이다.

그게 내 아이라도.


살길을 찾아야 하는 애미는

스리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경계교육을 시킨다.


매트 위는 스리영역,

주방은 애미영역.


기저귀는 스리 거,

물티슈는 애미 거.


알아듣든 말든,

니꺼 내꺼를 가르친다.


세 살쯤 되니

이런 대화가 가능해진다.


스리(색연필 꺼내며)

엄마 만지지 마. 내가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

(편하게 정리 후) 이제 하나 골라봐.


애미(빨간색을 집어 든다.)

난 빨간색.


스리(애미손의 빨간색연필을 보며)

나도 빨간색 하고 싶어. 빌려 줄래?


애미는 스리에게 빨간색연필을 건넨다.


스리(방긋)

고마워.


잠시 후.


애미(손 내밀며)

색연필케이스 좀 줘봐.


스리(케이스를 당기며)

싫어. 안 줄 거야.


애미(다른 것 색칠하며)

알았어. 이따가 주고 싶어지면 말해.


스리(잠시 후)

여깄 어.


애미

고마워~(살펴보고 다시 돌려줌)


나의 소유를 알고,

상대방의 소유를 인정한다.

이렇게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함께 사는 법을 익혀간다.


놀이터에서도 아주 유용하다.


내건 빌려주기 싫다고

상대방건 만져보고 싶다고,

한바탕 눈물이 휩쓸고 간다.


“응, 이거 스리 거 맞아.

빌려주기 싫으면 안 빌려줘도 돼.

근데 빌려주면, 친구가 재미나게 놀고 돌려줄 거야. “


애미가 스리의 소유를 인정해 주면,

그다음은 스리가 결정할 수 있다.


“이건 내 소중한 거야. 저건 돼.”

“지금은 안 돼, 이따가 줄게.”


때로는

무조건 양보만이 미덕이라는 가치관과 만난다.

따가운 눈총은, 뒷주머니에 담는다.


강요에 의한 양보는 오래가지 못한다.

‘내 것’을 지켜본 아이는

진짜로 내어줄 수 있다.


처음엔 그저 애미가 살자고 시작한 경계교육,

어느새 스리의 언어가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