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이 된 스리.
이제는 폭발하는 울음 대신,
짜증이 일상이다.
잘 안된다고 짜증.
도와줬다고 짜증.
안 도와줬다고 짜증.
(18개월의 재연인가?)
입을 여는 순간부터 짜증이 흘러나온다.
울음을 참아내던 것도 힘들었지만,
짜증 섞인 목소리를 하루 종일 듣고 있는 건
또 다른 고역이다.
감정의 전이는 빠르게 일어난다.
스리에게 똑같이 짜증으로 받아치는 애미.
‘이렇게 짜증이 많은 인간이었던가?’
애미는 매일 자신의 밑바닥을 갱신한다.
억울함과 자책이 동시에 몰려온다.
하원 후
놀이터 놀이가 길어지던 어느 날.
애미는 마음이 급하다.
씻기고, 먹이고, 치우고, 재우고...
그만 들어가자고 재촉한다.
놀이기구에 매달린 스리.
최근 배운 속담을 읊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엄마. 내가 짜증 안내면, 엄마도 짜증 안 내는 거야? “
피식- 웃음이 난다.
제대로 알고 있긴 하구나.
지금은 네가 행동을 빠르게 해야 짜증이 안 날 것 같아.
차마 말은 못 꺼낸다.
애미는 새로운 가르침을 시도한다.
“엄마는 네가 짜증 부려서 화가 나더라도
한 번 더 참아보려 노력할 거야.
그리고 예쁘게 말해 볼 거야. “
좋아. 이 정도면 알아듣겠지?
그런데,
놀이기구에서 내려온 스리의 한마디.
“엄마. 나도 내 마음이 자꾸 짜증을 부리는 거지,
내 뇌는 착하게 말하라고 해.
근데, 자꾸 마음이 이겨서 그런 거야! “
할 말을 잃은 애미.
마음과 생각의 차이를 알고 있다니!
그 불일치 사이에서 싸우고 있는 스리.
늘 마음이 이기는 상황이라니.
애미의 억울함은,
스리에게도 있었다.
“와~ 스리야, 너도 그걸 알고 있구나?
엄마도 마음이 자주 이겨서 짜증이 나.
그럼 우리 둘 다, 뇌가 이기도록 노력해 보자. “
하지만,
그 후로 오랫동안
스리도 애미도 마음이 이기도록
그냥 두었다.
이것이... 현실 육아다.
알지만, 쉽게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