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더 읽...”
짜증을 내뿜던 스리가 말을 멈춘다.
잠시 생각하더니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엄마~ 이 책 너무 재미있어요.
뒷이야기도 너무 궁금해요.
잘 시간 된 건 아는데, 조금만 더 읽어주면 안 돼요? “
애미는 눈을 질끈 감는다.
애미의 짜증이 멈추자, 스리의 짜증도 멈췄다.
아이가 이렇게 곱게 나오는데,
어떻게 안 들어줄 수가 있겠어?
책장을 한 장 더 넘긴다.
“히힛. 우리 엄마는, 내가 곱게 말하면 다 들어줘.”
이런!
이젠 이걸 역으로 이용하는 스리.
애미도 가만있을 수 없지.
스리(최대한 고운 목소리 장착)
엄마, 나 젤리 더 먹고 싶어요.
애미(의미심장한 미소)
오늘 단거 많이 먹었어. 그만 먹자.
스리(찡그린 눈썹, 높아진 목소리)
엄마! 내가 곱게 말했는데, 왜 안 줘!!
애미(부드러운 미소)
스리가 곱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거 알아.
예쁘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하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쾅.
곱게 말해도
거절당할 수 있음을 배워가는 스리.
속상해도 어쩔 수 없는 순간.
"스리야.
짜증 내는 너랑 곱게 말하는 너.
어느 쪽이 더 멋져 보여?"
잠시 고민하는 스리, 후자를 고른다.
"그치?
엄마도 네가 너무 멋져.
이런 1학년은 흔치 않아.
넌 진짜 대단해."
쌍따봉을 날려주는 애미.
손에 쥔 건 없지만, 기분은 꽉 찬 스리.
애미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데?
... 아니. 내일은 또 모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