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눈이 내리는 순간 숲은 말을 멈춘다.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은 그 고요함 속에서 하얀 숨을 쉬며 빛난다.
1300그루의 나무가 줄지어 선 이 길은 눈이 내릴 때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변신한다. 사람들은 “겨울에 안 왔으면 평생 후회했을 것 같다”고 말한다.
1972년 심어진 묘목들이 반세기를 지나 자란 지금, 이 길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초록이 사라진 겨울엔 나무의 실루엣이 더욱 뚜렷해지고, 눈이 덮이면 길 전체가 은빛 터널로 변한다.
5km 남짓한 직선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차량이 다니지 않아 바람, 눈,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그 고요 속에서 걷는 경험은 마치 명상 같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이지만 만 65세 이상 시니어는 무료다. 겨울 산책로로 이만한 곳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화려한 시설은 없지만, 걷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풍경. 눈이 내리는 그 순간,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은 ‘겨울이 만든 가장 고요한 예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