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경포호는 한 폭의 수묵화 같다. 바람이 멎은 수면은 유리처럼 맑고, 달빛이 스며드는 순간 호수는 또 하나의 세상을 품은 듯 변한다.
사람들은 이 고요 속을 걷기만 해도 마음이 정리된다고 말한다. 경포호는 강릉의 대표 석호로, 예부터 ‘관동팔경’에 이름을 올릴 만큼 풍경이 빼어나다.
시인과 화가들이 사랑한 경포대의 전경은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둘레길은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다. 4.3km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최근 확장된 12km 코스까지 이어지며 평지 위주라 남녀노소 누구나 천천히 걸을 수 있다.
겨울엔 인파가 줄어 자연의 숨결이 더욱 선명하다.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돌면 눈 덮인 숲길과 바다가 번갈아 펼쳐진다.
주변에는 경포해변, 오죽헌, 선교장, 강릉 커피거리 등 명소가 가까워 하루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바다 전망 식당에서는 싱싱한 회와 대게를, 초당 마을에서는 순두부 젤라토 같은 이색 메뉴를 맛볼 수 있다. 꼬막 비빔밥 명소 ‘엄지네 포장마차’는 늘 긴 줄이 생긴다.
입장료는 없고, 주차도 편하다. 잠시 멈춰 서고 싶은 계절, 경포호의 거울 같은 호수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