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새로운 연비기준에 더욱 강화하라 주장
테슬라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 중인 새로운 연비기준 정책에 대해 더욱 강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다른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더욱 엄격한 연비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테슬라의 행보는 업계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이미 선도적인 전기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연비기준을 더욱 강화하면 그 기술적 우위를 더욱 활용하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기업 평균 연비(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CAFE) 제안은 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추구하는 미국의 주요 환경 정책 중 하나다.
이 제안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를 개선하게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도전을 제기하면서도,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의 도입 및 판매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3년 7월, 미국의 교통 안전 규제 기관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2027년부터 2032년까지의 자동차 연비 규제 강화 계획을 발표하였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승용차는 매년 2%, 트럭 및 SUV는 4%씩 연비를 향상시켜야 한다.
이에 테슬라는 더욱 강력한 연비 향상을 요구하며, 승용차와 트럭 및 SUV 각각 6%, 8%의 연비 향상을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의 주장은 표면적으로는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테슬라의 기술적 우위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서, 더욱 엄격한 연비 표준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 제조사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초기 선두 주자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던 시절과 크게 달라졌음을 시사한다.
초기에는 테슬라가 전기차 기술의 선두주자로서 시장을 선도했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기술 개발 및 생산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여러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되었고, 이로 인해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에 대한 연구 및 개발 투자를 확대하면서, 기술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과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인데, 올해 3분기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5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첫 번째로 기록된다. 지난해 말,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자 테슬라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으로 대응하였다. 특히, 모델 3는 33%, 모델 Y는 39%의 가격을 인하하며 소비자들에게 더욱 경쟁력 있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전기차 기술력에 대해 여전히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설계에 기반한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중앙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모든 차량 시스템을 제어하는 능력, 그리고 혁신적인 모터와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다른 주요 제조사와는 다르게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는 특성이 전기차 분야에서의 순수한 집중을 가능케 하며 이는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NHTSA가 최근 발표한 연비 규제 강화 계획에 따르면, 2032년까지 제조사들의 평균 연비는 리터당 24.6km를 달성해야 한다.
현재 2022년 기준으로 보면 평균 연비는 11.2km/L에 불과하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제조사들은 10년 안에 연비를 2배 이상 향상시켜야 하는 큰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NHTSA의 연비 규제 강화 제안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포드, GM, 스텔란티스와 같은 주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속한 '미국 자동차 정책 위원회(AAPC)'는 해당 규제가 트럭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 회사는 트럭의 규제 연간 증가율을 4%에서 2%로 조정할 것을 NHTSA에 요청하였다. 현 상황에서 이러한 요청의 배경을 살펴보면, 포드, GM, 스텔란티스가 북미에서 생산하는 차량 중 약 83%가 트럭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연합 'AAI(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도 최근 발표된 연비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이 연합은 현대차와 기아와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부터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그리고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 브랜드까지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이 모인곳이며, 삼성, LG와 같은 기술 기업들도 이 연합에 포함되어 있다.
AAI는 최근 제안된 연비 규제에 따른 과징금 부담에 대한 의견을 보탰다. 만약 해당 규제를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 각 회사들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총 140억달러(한화 약 19조원)의 벌금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징금 부담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그 영향은 분명 소비자에게도 미치게 될 것이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동차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연비 규제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NHTSA는 최근 발표에서 "이번 연비 규제는 단순히 주유소에서의 지출에 대한 경제적 부담 감소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에너지 독립성 강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NHTSA는 이 규제를 통한 사회적 이익도 제시했다. 새로운 연비 규제의 도입을 통해 향후에 180억달러(한화 약 24조원) 이상의 사회적 이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NHTSA는 환경 보호와 에너지 효율성 개선의 필요성을 위해 새로운 연비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