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품뉴스 Nov 28. 2024

겨울의 속삭임, 보라매 공원과 11월의 폭설

서울의 겨울왕국

117년 만에 내린 11월의 폭설은 서울의 일상에 희귀한 백색의 장막을 펼쳤다. 이 낯선 겨울의 초대에 응해, 보라매 공원의 조용한 산책로를 걷기로 했다. 


눈이 내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그저 눈 내린 풍경만이 시간을 멈춘 듯 조용하고 고요했다. 마치, 이곳이 서울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자연이 주는 순수한 휴식을 선물받는 순간이었다.


공원 곳곳이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렇게 이례적인 날씨는 도시의 소음마저 잠재우고,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고요와 평화를 선사했다. 사계절이 뚜렷한 서울에서 겨울은 늘 특별하지만, 보라매 공원의 이 겨울은 마치 다른 세상으로의 초대장과도 같았다.

공원의 길을 따라 걸으며, 눈에 덮인 나무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듯한 모습에서는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자연은 그 유려한 자태를 여전히 뽐내며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눈 덮인 벤치, 고즈넉이 누워있는 얼음 위의 호수, 그리고 눈이 쌓인 나무 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모두 겨울의 정취를 더했다.


겨울이 되면 보라매 공원은 더욱 조용해지고, 평소보다 방문객 수가 줄어든다. 그러나 이 한적함이야말로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찾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외출을 망설이게 만드는 이 공원의 아름다움은 매서운 바람조차 잊게 만든다.


공원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며 즐거워하고, 어른들은 눈이 쌓인 길을 조심스레 걸으며 겨울의 정취를 만끽한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웃음소리는 이곳이 여전히 생명력을 띠고 있음을 증명한다. 겨울의 보라매 공원은 그렇게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사진을 찍기 좋은 이곳에서는 눈부신 설경을 배경으로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하얗게 변한 공원의 모습이 포착되고, 그것은 마치 시간을 멈춘 듯한 느낌을 준다. 보라매 공원의 겨울은 그렇게 기억 속에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아 오랫동안 마음의 어느 한켠을 따뜻하게 만든다.


서울 한복판에서 겪는 이 겨울은 도시 생활의 빠르고 복잡한 리듬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보라매 공원의 겨울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명상이자, 영감을 주는 쉼터이다. 겨울의 문턱에서 이 공원을 찾는 것은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