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테슬라 (모델 Y)
디젤의 몰락, 가솔린의 하락, 그리고 전기차의 역전. 2025년 상반기 수입차 시장은 이전과는 다른 지형도를 그렸다.
그 중심엔 여전히 ‘강자’ BMW가 있었고, 모델 단위에서는 테슬라 ‘모델Y’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신규 등록은 총 13만8120대로 전년 동기보다 9.9% 증가했다.
이 중 BMW는 3만8280대를 판매해 전체 브랜드 중 점유율 27.7%로 1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만2575대, 테슬라는 1만9212대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모델별 판매량에서는 테슬라의 전기 SUV ‘모델Y’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상반기에만 1만724대가 등록돼 전체 수입차 가운데 유일하게 1만 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링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눈에 띄는 변화는 SUV와 전기차의 약진이다. 상반기 수입 SUV 판매는 매달 꾸준히 증가하며 1월 7102대에서 5월에는 1만7446대를 기록, 월 2만 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출처: 테슬라 (모델 Y)
연료별 비중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하이브리드는 8만3841대로 전체의 60.7%를 차지하며 수입차 시장의 주력으로 자리 잡았고, 전기차는 3만2420대로 23.5%를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넘게 늘어 가솔린 차량을 처음으로 앞섰다.
가솔린은 2만122대(14.6%), 디젤은 1737대(1.3%)에 그치며 존재감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디젤 차량은 2015년 ‘디젤 게이트’ 이후 내리막을 걸으며, 수입차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지는 분위기다.
상반기 등록 기준 단일 트림으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테슬라 모델Y였다. 이 차량은 한 모델만으로도 전체 수입차 등록 대수의 약 7.7%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
출처: 테슬라 (모델 Y)
모델Y 롱레인지 트림도 4701대가 판매돼 상반기 전체 순위 4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전체 판매량의 96% 이상이 모델Y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전기 SUV라는 포지션과 함께, 자사 충전 인프라 확보, 소프트웨어 중심의 업데이트 기능 등은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끌어낸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브랜드별 순위에서는 BMW가 월간 6553대로 6월에도 1위를 지켰다. 테슬라는 6377대로 벤츠(6037대)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출처: 테슬라 (모델 Y)
BMW는 5시리즈 중심으로 베스트셀링 상위권에 여러 모델을 올리며 고른 실적을 냈다. BMW 520(7116대), 530 xDrive(2782대), X3 2.0(2692대), 320(2068대) 등이 상반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상위 10위권에 모두 포진했다.
벤츠는 여전히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는 강세를 보였지만, 전기차 부문이나 SUV 시장 대응 면에서는 다소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KAIDA에 따르면 상반기 수입차는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20%대를 돌파했다. 올해 1월 15.9%였던 수입차 점유율은 5월 기준 22.0%까지 상승했다.
이제 수입차 시장은 단순한 고급차 대안이 아니라, 친환경 전환과 기술 전쟁의 최전선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BMW의 견고함과 테슬라의 기세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