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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학습이 인적자원개발 현장에 전하는 시사점에 대하여

Feat. Mezirow, Freire, Chris Argyris

by 최준용

안녕하십니까. 동그란 돌멩이입니다.

기록적인 폭설이 전국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쉴 틈없이 계속되는 제설 작전에 몸과 마음이 기진맥진 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부족한 글로서나마 여러분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 수 있어 다시 원기가 회복되는 것 같습니다.


금일 포스팅의 주제는 바로 '전환학습(Transformative Learning)이 인적자원개발 현장에 전하는 시사점에 대하여 (Feat. Mezirow, Freire, Chris Argyris)'입니다. 전환학습이론은 평소 제 관심을 강하게 자극하곤했던 성인학습이론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성인교육의 최종적인 목표가 학습자의 완전성, 그리고 자아실현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을때, 결국 전환학습과 성인의 발달이 공통분모를 가짐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성공적인 전환학습의 추수적 결과인 고착화된 틀을 깨려는 '주도성'이 결국 조직 내외의 변화에 대응하는 '적응수행(Adaptive Performance)'과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나 자신에 대한 가치관과 신념체계에 대한 통찰력, 자신감, 자존감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전환학습이 갖는 실천적인 가치가 HRD, 특히 관리자 대상의 개인개발 프로그램 설계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신하고 이와 같은 포스팅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금일 전해드리고자하는 글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포스팅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환학습(Transformative Learning)이 인적자원개발 현장에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는가?
1) 전환학습(Transformative Learning)이란 무엇인가?
- Mezirow의 전환학습이론
- Freire의 해방학습
- Chris Argyris의 이중순환이론 (Feat. 품의제도의 한계점)

2) 전환학습이 관리자 개발 노력에 주는 시사점
- 성찰적 학습(Reflective learning)이란?
- 관리자 개발의 정의 및 그들의 직무에 대한 이해
- 전환학습은 관리자 개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 분량 조절 상의 이유로 목차 1과 목차 2로 나누어 본 포스팅에서는 목차 1을 집중적으로 풀어나가도록 하고자 합니다.



1) 전환학습(Transformative Learning)이란 무엇인가?

전환학습의 대표적 이론가인 Jack Mezirow와 Paulo Freire, 그리고 Chris Argyris


전환학습이란 학습자가 가진 고유한 '경험조망렌즈', 즉 자기자신과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으로서 궁극적으로 학습자 개인의 행동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전환학습은 곧 개인의 고유한 생애 경험의 의미를 재구성하여 궁극적으로 그들의 '가정 구조'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 구조(structure of assumptions)란 무엇인가?
'가정 구조'란, 한 개인이 새롭게 직면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대응하기까지의 과정에 개입되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한 지각 필터이다. 이는 곧 가치 판단과 신념 체계의 기준이자 행동의 전제 조건이 된다.


1-1) Mezirow의 전환학습이론

이와 같은 맥락에서 Mezirow는 관점전환을 추구하는 전환학습을 다음과 같이 3가지 갈래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정의한 바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전환학습은 첫째, 개인의 기존 가정과 전제가 개인을 둘러싼 세계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어떻게 제한하였는지에 대한 맥락을 비판적으로 반성하고(critical reflection, 비판적 반성), 둘째, 더욱 포괄적인 주장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통합적이고 동시에 기존과는 차별적인 가정과 전제를 재구성하며(discorse, 담화), 셋째, 이에 기초하여 행동을 수정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총체적인 과정(action, 행동)이다.


결국 모든 전환학습의 과정은 개인의 생애 속 경험, 그 중에서도 탈정향적 딜레마(disorienting dilemma)로서 기능할 수 있는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과 이에 대한 위기감이나 결핍감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1-2) Freire의 해방학습

Mezirow와 함께 전환학습 이론의 대가로 불리우는 Freire는 전환학습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서 '해방학습' 차원의 '의식화'를 주장한 바있다. 그에게 있어서 진정한 교육이란 해방을 위한 잠재력을 가지며, 교육 당사자로 하여금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를 투명하게 인식하고 이에 기초한 앎과 실천으로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프레이리는 삶 속에서 이론과 실천의 통일을 추구해 왔다. 자신의 삶이 스케치되는 과정에 강력히 개입되는 사회문화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를 변혁시킬 수 있는 주체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프랙시스(praxis)란, 인간소외를 야기하는 사회문화적 실제를 지각함과 동시에 이를 개혁하려는 실천이 동반되는 것, 즉 개인의 비판적 반성과 실천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발생하는 겻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그의 사상은 다시 그의 고국이었던 브라질뿐 아니라 제 3세계, 나아가 세계적으로 학습자를 끝내 침묵하게끔 강제하고, 수동적 길들이기에 지나지 않는 교육의 폐단을 강렬히 비판하고 해방의 교육실천을 촉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강조되는 것이 바로 학습자와 교사 상호 간의 동반자적인 관계와 이에 기초한 협력적 대화를 통해 비판적 의식이 발달해가는 ‘의식화’ 과정이다. 이로써 그들은 프랙시스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Freire가 그의 생애를 바쳐 시도했던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단순히 글자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글읽기를 통해 학습자 자신이 처한 세계를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하는 세계읽기요, 비판적 의식을 일깨워가는 의식화 교육이었던 것이다.
출처: 한국교육신문(2021.01.06). 프레이리(Paulo Freire)의 교육사상과 실천 ❶. 정윤경


1-3) Chris Argyris의 이중순환이론

전환학습과 관련하여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Chris Argyris가 제시한 조직학습 개념인 '단일순환학습(single-loop learning)'과 '이중순환학습(double-loop learning)'을 서로 비교대조하여 깊이 살펴볼만 하다. 먼저 단일순환학습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단일-순환 학습과정 (Single-Loop Learning)


단일 순환 학습과정을 들여다보았을때, 기존의 행동방식을 지배하고 있는 Governing Value에 의문을 제기하고 근본적인 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단일 순환 학습과 이중 순환 학습의 가장 큰 차이이다.


기존의 경험과 가치에 근거한 행동이 실제 세계의 환경에 적용하고 그 결과에 대한 정보탐색 및 감지과정을 거쳐 목표, 규범으로부터의 이탈 또는 비효율성을 제거해 나갈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유발하는 총체적인 과정이 위 그림에 나타나 있다. 즉, 행동상의 변화로 숙련도의 향상이나 방식의 정교화, 효율화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계층화된 위계질서에 기반한 업무세분화와 한정된 관활권 부여 및 고유한 규치과 절차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관료제적 조직'은 이러한 ‘단일-순환 학습과정’에 의존하기 쉽다. Governing Value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도 자체가 곧 합리성과 합규칙성에 어긋나는 비자의적 행동(impersonal conduct)으로 간주되기 쉽기 떄문이다. 단순순환학습이 가지는 한계점을 구체적으로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파편화된 사고, 협소한 터널 비전(tunnel vision), 계량화된 목표에의 맹종, 자신의 고유한 업무 및 책임 영역만을 고수하려하는 태도를 유발할 수 있다.

둘째, 주어진 기준과 규정에만 집착하고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인 대응을 해나가지 못하는 관료병폐적 사고와 이와 관련한 여러 행동 양태들을 낳을 수 있다. 이는 곧 조직 효과성과 직결된다.

셋째, 관료제적 책임추궁 과정과 엄격한 규율제도 하에서, 조직구성원들은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기보다, 여러 가지 ‘방어적인 관행들’(defensive routines)(이를테면, ‘복지부동’ 행태)에 집착하기 쉽다.


더욱이 불확실성과 급격한 변동이 만연한 지식 정보화 시대 속 조직들에게 운영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편협한 조직학습 전략은 더이상 무용하기에, 우리는 단일순환학습을 초월하는, 보다 고차원적인 전략을 생각해보아야 함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관료제는 나쁜 것' 이라는 식으로 단순 매도하지 말아야 한다. 왜 관료제가 현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조직에 의해 채택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조직 내외부 환경이 급변하며 관료제가 지닌 장점에 대비한 단점의 영향력이 상당해졌기에, 그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제시되는 것이다.


이중-순환 학습과정 (Double-Loop Learning)


그렇다면 이중순환학습은 단일순환학습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앞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이중순환학습은 기존의 행동방식을 지배하고 있는 Governing Value에 의문을 제기하고 근본적인 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큰 차별점을 갖는다.


이를 위해선 당연하게도 현재의 조직 활동을 지배하는 기본 가정이나 틀, 규칙 등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일종의 위기 경험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에 대한 전환학습 차원의 비판적 반성(즉, 전제 반성)과 자기검토, 담화를 통한 인식 공유, 변화를 위한 집단 행동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즉, 이중순환학습이 성공하기 위해선 일종의 폐기학습이 선행되어 성원들이 과거에 연연해 하거나 혹은 ‘관성’(inertia)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의 조직 생활에서 유사한 가치, 신념, 지식 등을 흡수하게 되어 고유의 사고 패턴인 ‘지배 논리(Dominant Logic)’는 그 논리에 벗어나는 새로운 학습을 방해한다. 즉, 기존에 학습된 틀에 따라 상황을 선별적으로 지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기존 틀을 벗어나는 보다 혁신적인 것들을 효과적으로 학습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조직의 일상적인 운영적 차원에서 이중 순환 학습을 실현하고자 한 대표적인 예로서,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카이젠’(Kaizen)과 ‘전사적 품질관리’(total quality management, TQM) 운동의 기본 철학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수많은 조직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집단의사결정제도는 바로 ‘품의제도’(稟議制度)이다. 이는 동의를 창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반론을 촉진시켜 가는 과정을 의도한 집단의사결정 기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들은 이와 같은 ‘반론의 제도화’ 과정을 통해 이중-순환 학습을 조직 내에 의도적으로 일상적인 활동으로서 자리잡도록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현장에서 수많은 의문들이 빈번히 제기되곤 한다. 품의제는 권한과 책임을 분리시켜 권한은 상부로, 책임은 하부로 분산한다. 때문에 품의제의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무관한 최종결정권자의 의중을 살피고 이에 맞추어 품의서를 제안하는 기괴한 모습이 펼쳐지곤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전결, 대결 등 품의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의사결정 기법이 제시되었지만, 여전히 특유의 조직 폐쇄성과 권한 집중화로 인한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는 이중순환학습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일의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다음의 포스팅에서는 이어서 두번째 목차인 '전환학습이 '관리자 개발' 노력에 주는 시사점'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군생활과 학습 및 글 쓰기를 병행하다보니 포스팅의 주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늘 발전하는 모습과 양질의 내용을 전해드리기 위한 저의 노력은 변하지 않았음을 알아주시길 바라며, 늘 건강에 유의하시고 올해 역시 보람차게 마무리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내기 HRDer로 살아남기'는 교육학 그리고 통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 통계학 기반의 인간수행공학과 HRD 등을 공부하며 경험한 모든 것을 소중히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내용의 부족한 부분 그리고 넘치는 부분은 모두 아직은 미숙한 저자의 책임입니다. 부디 너그럽게 바라봐 주시길 바라오며, 저의 잘못된 부분을 감사히 지적해 주실 분이나 기타 문의 사항은 댓글 또는 전자메일 chjy106@naver.com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욱 많은 글들을 다음의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만나보세요! https://growintohrmast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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