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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익허브 Aug 26. 2024

내가 사용한 플라스틱, 내가 먹었다

미션77. 플라스틱 생산·소비를 규제하라


생선 안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조각들. 사진 출처: 그린피스



평소에 해산물 즐겨 드시나요? 한국은 전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입니다. 수산물의 안전성이 매우 중요할 텐데요, 얼마전 한국일보에서 충격적인 기획기사가 나왔어요. 국내산 수산물 5종을 직접 수산시장에서 구입해 한국분석과학연구소(KIAST)에 분석을 맡겼더니, 모든 해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보도였어요. 이전에 해외 수산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이야기는 종종 접했지만,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우리 바다의 생태계도 미세플라스틱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됐어요




출처:한국일보 [오늘 먹은 갈치조림, 5g당 플라스틱 27개도 함께 먹었다]



26년 뒤 서해의 27%가 ‘죽음의 바다’ 된다


사실 이번 한국일보의 보도가 아니더라도, 우리 바다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되고 있는 실태는 계속 드러났습니다. 남해안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60~70년대까지는 0에 가까웠으나 200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었고요, 전국의 연안을 장기 조사해보니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해양생물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농도의 3분의 2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보고도 있었어요. 한 국제학술지에는 서해 면적의 5.38%가 이미 ‘허용 불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보이고 있고, 2050년쯤에는 서해의 4분의 1이상이 해양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될 거라는 예측이 실렸습니다.






출처: 한겨레 [미세플라스틱에 죽어가는 남해안… 마산만 20년새 13배 급증]





기형 유발, 암 유발… 미세 플라스틱 해악 심각한데


미세플라스틱은 우리에게는 어떤 위해를 끼칠까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플라스틱 입자 자체가 미치는 물리적 영향과, 플라스틱에 포함된 첨가제가 침출되면서 미치는 화학적 영향으로 분류할 수 있어요.


물리적 악영향으로는 영양 감소, 내부 장기 손상, 염증 반응 등이 대표적이고요, 화학적 악영향은 내분비계 교란, 기형, 발달장애, 암, 심혈관계 질환 유발 등이 있어요.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가속화하고, 항암제 내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또 동물실험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섭취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기도 했죠.  



출처: 경향신문 [옷을 빨고, 음식을 먹을 때도…우린 ‘미세플라스틱’ 피해자이자 가해자]




해산물 피하면 될까? 당신은 이미 ‘신용카드’ 한 장을 매주 먹고 있다


무서운 미세플라스틱,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해산물 섭취를 피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이미 해외에선 농작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고, 비에도 섞여서 내리고 있어요. 우리라고 크게 다를 게 있을까요? 서울시민 1인당 1년 동안 80k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린다고 하는데요, 순환하는 자연의 원리상 플라스틱이 지구를 뒹굴게 되면 우리 몸속에도 플라스틱이 쌓일 수밖에 없어요. 세계자연기금(WWF)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1인당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무게 만큼의 플라스틱을 삼키고 있어요.





출처: 시사IN [플라스틱 오염 없애는 ‘위대한 여정’이 시작됐다]



플라스틱 생산 줄이지 않으면 지구는 ‘노답’


미국의 환경단체 Pacific Environment는 인간의 건강과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한다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을 최소 75%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분석했어요. 그렇지 않고 만약 지금과 같은 추세로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플라스틱 생산량이 10~15년 안에 두 배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했죠.


지금 국제적으로는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을 목표로 하는 협약이 추진되고 있어요.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인 미국이 지난 8월 20일 이 국제협약에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죠. 구속력 있는 국제적 플라스틱 감축 협약을 맺기 위한 5차 회의가 우리나라 부산에서 열려요.


탈플라스틱 규제 시급


우리나라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얼마전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규제를 정부가 사실상 철회했고, 택배 과대포장 규제도 유예했어요. 플라스틱의 위협으로부터 인간과 생태계를 보호할 대책을 마련하긴 커녕, 기존에 추진하려던 탈플라스틱 정책마저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해외는 지금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줄이기 위한 각종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쓰는 생산자에게 세금을 물려 최대한 다른 소재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규제도 늘려 나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플라스틱 생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하루빨리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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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한국일보. 24-08-14. 오늘 먹은 갈치조림, 5g당 플라스틱 27개도 함께 먹었다.
프레시안. 24-04-29. 플라스틱, 91%는 폐기물…기후 위기와 '플라스틱'은 한몸통.
시사IN. 24-04-23. 플라스틱 오염 없애는 ‘위대한 여정’이 시작됐다.
한겨레. 24-06-29. ‘플라스틱 안전지대’ 과일·채소서도 미세플라스틱 나왔다.
한겨레. 22-02-17. “미세플라스틱 자폐장애 유발” 세계 최초 규명.
한겨레. 22-04-11. 몸속 미세플라스틱, ‘위암 전이’ 11배까지 증가…처음 밝혀져.
한겨레. 23-11-02. ‘미세플라스틱’ 오염된 우리 바다…해양생물 위협 한도 차오른다.
경향신문. 23-11-09. “국제플라스틱협약 제정 앞두고, 플라스틱 규제 후퇴시킨 정부 너무 무책임”.
경향신문. 21-02-10. 미세플라스틱의 습격…2050년 서해 4분의 1이 ‘죽음의 바다’.
경향신문. 21-01-22. 옷을 빨고, 음식을 먹을 때도…우린 ‘미세플라스틱’ 피해자이자 가해자.
경향신문. 19-06-12. 미세플라스틱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삼킨다.
한겨레. 23-11-21. 미세플라스틱에 죽어가는 남해안… 마산만 20년새 13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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