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투표에서 1번 아니면 2번을 뽑는 이유

by 공익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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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는 선거가 두 번이나 있다. 얼마 전 치른 대선과 6월 1일에 있을 전국 지방 동시선거다.

나라의 운영을 대신 맡길 사람을 뽑는 국가적 행사지만, 아무래도 직장인이다 보니 선거날 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크게 와닿는 거 같다.

혹시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미리 알려드리자면, 6월 1일 수요일 쉬고 목금 연차를 내면 현충일인 다음 주 월요일까지 6일을 연달아 쉴 수 있다. 혹시 휴가 갈 계획이 있으시다면 미리 사전 투표하시고 이 날을 노리시라. 물론 사람 생각 다 똑같아서 꽉꽉 막힐 고속도로는 감수하셔야 하겠지만 말이다.


조금 이르지만 후보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아, 물론 정치적 성향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니 안심하셔도 된다. 이제 와서 말하는 것이 조금 새삼스럽지만 우리, 너무 1번 아니면 2번만 뽑고 있지 않나?


실제로 우리나라는 여당과 제1 야당이 계속해서 지방의회 의석수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는 그 비율이 90%가 넘는 96%가 되어버리며 심각한 거대 양당의 독점구조가 되어버렸다.

자고로 우리는 초등학생 때부터 민주주의란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되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 배웠다. 과연 우리나라의 지방의회는 이 민주주의 이념에 알맞게 운영되고 있는가, 4%의 소수정당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왜 이런 거대 양당 체제가 가능하게 되었는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4인 선거구를 2개 이상으로 분할하여 2인 선거구로 만드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존재한다. 한 번에 4등까지 뽑을 수 있는 것을 나눠서 각각 2등까지만 뽑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거대 양당 출신 후보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 버린다.

이것은 일종의 거대 양당의 담합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국의 4인 선거구는 원래 총 69곳이었지만 시•도의회에서 확정된 안에서는 4인 선거구가 27곳에 불과해 약 1/3로 크게 줄어들어 있었다. 반면 2인 선거구는 498개에서 591개로 100여 개 가량 크게 늘어났다.

선거 결과, 2인 선거구의 대다수는 여당과 제1야당이 가져간 반면, 4인 선거구에서는 더 많은 소수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됐다.


이뿐만 아니라 거대 양당은 한 선거구에 다수의 후보들을 추천할 수 있다. 그동안 이름 옆에 1-가, 1-나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 후보들을 우리는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인적 자본이 많은 거대 정당과 달리 소수정당들은 한 지역에 한 명의 후보를 추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금력과 인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당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환경들이 점점 독과점화 되어가는 거대 양당 체제의 지방의회를 만들고, 소수정당과 그들이 대변하는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작게 만들고 있다.


4인 이상 선거구를 임의적인 이유로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것을 금하고, 한 선거구에 한 명의 후보만을 추천하는 1 선거구, 1 후보제를 도입하여야 더 다양한 목소리들이 의회로 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 투표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투표방식은 당선자를 선출하는 것이 간단명료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표를 많이 발생시키고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지방의원수를 시•도, 시•군•구 전체 의원수의 100분의 10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낮게 할당된 비례대표 지방의원수는 소수정당들이 지방의회에서 1~3석의 좌석만을 차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왔다.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낮았기 때문에 적은 좌석수를 차지한 것이 아니냐, 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싶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여당이었던 A당과 야당이었던 B당은 각각 정당득표율로 50.72%와 25.24%를 얻었다. 그러나 실제로 차지한 의석을 보면 여당인 A당은 92.7%를, 야당인 B당은 5.4%를 얻었다.

소수정당의 경우에도 이런 현상은 동일했다. 소수정당인 C와 D당은 각각 11.38%, 9.69%의 정당 지지율을 얻었지만 그들이 차지한 의석수는 0.9%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 투표제도는 민심을 완전히 반영한다고 보기 힘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 대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해결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전체 의석수 중에서 정당이 얻은 득표율만큼 의석을 배분받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채용한다면 지난 2018년 지방의회에서 소수 정당인 C, D당은 각각 12%, 10%의 의석 점유율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다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더 많을 시, 그만큼 의원 수를 늘려야 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한국의 경우 이만큼 마뜩잖은 소리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정치인에 대한 혜택과 소요되는 비용 정리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는 독일이 있다. 독일은 매번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들이 원래 의석수보다 늘어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그들은 의원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한국보다 현저히 적으며, 영국의 시장조사기업인 입소스(Ipsos)가 세계 23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정치인에 대한 불신 지수 또한 평균보다 낮다고 나타난다(참고로 한국은 평균보다 높게 측정됐다).


소수정당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줄 뿐만 아니라 거대 양당 의원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다양한 논의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더 건강한 민주주의, 더 다양한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성장통일 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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