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6.1 지방선거
어떤 후보를 뽑을지, 어떤 정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주목하고 계신가요?
누구에게 투표를 하던 나에게는 큰 도움이 안되지만, “이 후보, 이 정당만큼은 절대 안돼!” 라는 마음으로 투표장에 향하고 계신가요?
투표를 하러 가는 사람들은 많아지지만, 정치에 대한 신뢰는 최하위인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공익허브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제 개혁”이라는 주제로 총 4편의 글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정치불신, 부패, 불평등 등 우리나라의 선거제도가 만들어 낸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과 그 대안을 알리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우리나라 정치가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입니다.
① 비호감 정치, 한국만의 문제일까?
② 정치인의 이권으로 물든 지역구, 풀뿌리도 민주주의도 없었다
③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정치판 이야기입니다
④ 새로운 대안, 개방형 비례대표제
역대급 비호감 선거. 선거 철마다 등장하는 말입니다. 이제는 매 선거가 역대급을 갱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물며 대한민국의 입법기관인 국회는 매년 연속 신뢰도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에는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는 정치인들의 모습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이에 국민들은 대통령과 의회에 심판을 내리듯 분노를 안고 투표장으로 향합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왜, 언제부터 불신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투표율은 매년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은 민주주의의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어 왔는데요. 그런데 투표율과 함께 올라가고 있는 부정적인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상대 정당 혹은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입니다.
그림 1. 2007~2017년도 투표율과 비호감도 추이
출처: 가상준, 2020, 「정당 간 양극화가 투표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가?」, 『한국정당학회보』19권2호, 한국정당학회, pp. 101-129
그림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투표율은 상승하고 있는 반면, 후보자에 대한 평균 비호감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정치에 참여하려는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인데, 왜 상대방 후보와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높아져만 갈까요?
다수의 연구자들은 이를 ‘정치의 양극화’ 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회 내에서 양당체제가 확립된 곳에서는 두 정당이 지지를 얻기 위해 서로가 확연히 구분되는 정책적 차이를 만들고, 유권자들이 선거결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해를 명확하게 한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치적 양극화가 일어날수록 정책적 차이가 많이 없어도 상대에 대한 비판만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정당 간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유권자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커지지만, 반대 정당 및 후보에 대해서는 반감이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정치권은 이를 극대화하여 자신들의 지지로 바꾸기 위해 서로에 대한 비난과 네거티브를 서슴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며 정치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을 높여왔습니다.
우리와 똑같은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선배일 수도 있는 나라인데요. 바로 미국입니다.
그림 2. 미국 의회의 구성
미국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소선거구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양당체계가 확립된다’라는 뒤베르제의 법칙처럼 미국 역시 거의 완벽한 양당체제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때 민주주의를 동경하는 모든 국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지금 미국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무너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기관의 조사 결과, 미국인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방 정당과 지지자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매우 높으며, 비호감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림 3. 상대방 정당에 대한 호감도
출처: FiveThirtyEight
정치와 사회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이 높아지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뿐만이 아닙니다. 이는 최근 여러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겪고 있는 국가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보입니다. 바로 소선거구제(단순다수제)로 인해 국회 내 양당체제가 확립된 국가라는 것입니다.
그림 4. 단순다수제(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간의 상대 정당 비호감도 비교
출처: FiveThirtyEight
우리나라 역시 정치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곧 있을 지방선거와 지방의회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합니다. 국회는 2020년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합의했으며, 2022년에는 지방선거에서 소선거구제를 축소하고 중대선거구제로 나아가자는 합의안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안은 정치인 자신들의 손에 의해 쓸모없는 종이쪼가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자기 얼굴에 침을 뱉은 꼴이 된 것입니다(정치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문제는 다음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정치적 양극화의 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투표율은 높아졌으나, 거대 양당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반으로 나뉘어 상대편 후보와 정당을 비판했으며, 분열은 심화되었습니다. 또한 거대양당을 견제할 제 3당 후보들은 지난 선거에 비해 매우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치불신과 양극화를 해결할 국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직접 선거제도에 관심을 갖고 개혁을 촉구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