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솔직히 들여다보는 훈련 1.
일요일 아침 해가 길어져 블라인더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때문에 잠을 깨었다. 오전 7시 20분. 무더운 공기가 딱히 침대에 누워있기도 그래서 일단 일어나 일하는 방에 들어가 책상의자에 목을 쭉 빼고 앉아서 고민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가서 오전 커피 한잔 마시러 카페에 갈까? 아님 어젯밤에 남편이랑 약속한 요가수업을 함께 갈까... 두 갈래 길에서 갈팡질팡 고민하고 있는 찰나에 남편이 아래층에서 퉁탕퉁탕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아래층 계단에서 올라오면서 하는 말이 "요가 갈 준비 다 됐다! 가자!| 라며 이야기한다. 속으로 아.... 응도 아니도 아닌 대답을 흘렸다. 의자에서 나와서 아들방에 가보았더니, 눈을 괘슴 치매 뜨더니, 자기도 오전 8시에 봉사활동가야한다고 어슬렁어슬렁 일어난다. 그 사이 난 아들 나가야 한다는 소리에 부랴부랴 아들 샌드위치를 만들어 도시락을 싸고, 내적갈등하던 나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에겐 애초에 다른 계획 같은 건 없던 사람처럼 요가 갈 옷차림을 한 후, 우리 식구는 모두 차에 타고 아들의 약속장소에 내려주고는 요가스튜디오로 향한다.
한때는 운동을 나 혼자 해 보겠노라, 집에서 홈트도 해 보고 집 근처 공원에 가서 뛰어보는 것도 시도도 해보곤 하였다. 남들도 보면 잘하던데 나도 하면 되겠지. 라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활기차게 시도를 하고선 결국엔 조금만 헉헉거리면 쉬었다 하고, 유튜브선생님이 하는 과정을 내가 알아서 가감하면서 적당히 타협 보면서 대충 끝내거나, 하루 이틀 하다가 흐지부지 멈추기를 성인이 된 후 연속이었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지금 이 순간에 와서 나를 돌이켜보면, 내가 신나서 내가 좋아하는 일, 취미, 특기 등등 관심사에 대해 할 이야깃거리가 하나도 없음에 이 순간이 오니, 지난 내 발자취에 대해 그 수많은 시간 동안 난 내가 추구하는 삶에 대해 지향하는 그림은 있기는 했나?라고 자문하게 된다. 막연히 잘 사는 삶에 대해 동경을 했으나, 사실 그 삶이 어떻게 사는 건지 깊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삶은 분명 아니었음에 아쉬움과 나에 대한 실망감이 생긴다.
생각해 보면, 난 나 자신을 대면하여 보는 것에 많은 불편함이 있는 존재였다. 남이 평가해 주는 나를 더 신뢰했고, 그들의 말에 나를 맞추려 하고, 내 생각보다는 타인의 생각에 휘둘려 타인의 평가가 현재의 나라고 정의하여 청년시간을 보내고 장년의 시간으로 넘어오니, 묵직한 나의 가치를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없는 현재가 되어 지금도 일루전세계를 허덕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현실의 내 모습과 오버랩된다.
나를 똑바로 보는 훈련을 하려고 한다. 남들은 스스로 혼자서도 잘하는 운동 난 잘 못한다.부터 시작이었다. 집에서 요가수업을 할 수 없는 의지박약이 나임을 인정하는 거부터가 시작이다. 한 시간 동안 스튜디오 안에서 선생님의 동작수업 설명을 들으며 그 안에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안간힘을 쓴다. 중간에 너무 힘들면 나가고 싶고 눕고 싶고 하는 모든 감정들을 나 스스로 비번 잔뜩 걸린 자물쇠로 잠가버리고, 죽이 되는 밥이 되든 끝날 때까지 버틴다. 그렇게 60분을 꽉 채어 스튜디오를 나가면 온몸이 흠뻑 땀에 젖어서 챙겨 온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요가스튜디오를 나오게 된다. 그렇게 난 그 시간을 나 혼자의 힘으로 힘듦의 인정으로 시작해서 남편의 도움 스투디오에가 함께 운동하는 버디들의 도움 그리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마칠 수 있다.
누군가에겐 쉽고 잘하는 일들이 누군가에게 어렵고, 버겁고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 나와 너는 분명 다르다. 너의 잣대가 나의 잣대가 될 수 없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내가 더 누리고 편안한 일상을 영위하고, 삶이 참 좋은 것이다라는 감정을 가끔씩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를 내가 똑바로 보는 자세가 필요함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못하는 건 인정하는 훈련, 도움을 구하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 그게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만드는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난 장년의 입구를 지나가는 이 시점에 나를 똑바로 대면하는 훈련을 통해, 의지가 많이 부족한 난 지속력이 부족해 시작은 잘하고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한 존재임을 인정한다. 그래서 난 이제 더 이상 나도 혼자 할 수 있다는 다른 타인의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 내가 지속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간다. 유튜브채널에 수많은 온라인 수업이 수없이 있지만 더 이상 구독을 선택하지 않고, 번거롭지만 난 요가매트를 들고 스튜디오에 가서 눕는 걸 선택한다. 난 온라인 수없을 들으며 할 수 있는 의지근육이 없는 존재임을 나 스스로 인정한다. 그 시작이 어쩜 요가 2년 차까지 끌고 온 힘이 아닐까 싶다. 유일하게 꾸준히 끌고 온 내가 할 줄 아는 훈련의 시작이 되었다.
뭐든지 잘하는 타인보다 하나라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내가 더 기특한 삶을 살아가는 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