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
늦음 오후 재택근무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무작정 밖에 나와 걷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은 마치 잡동사니로 꽉 찬 창고 안처럼 빼곡히 쌓여있는 것 같은 깝깝한 마음을 안고 발길 닿는 대로 그냥 걸었다.
매일매일 끝맺음이 없는 업무를 마친 찜찜한 마음과 함께 한창 사춘기에 무르익은 불친절한 아들과의 날 선 관계가 무의식적으로 주는 긴장감, 자꾸 의도하지 않은 남편과의 날 선 대화들 매일매일 쭈글어 드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를 대면하는 나 자신.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오는 일상의 침략이 나를 무더뜨린다.
그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일까. 그렇게 하염없이 걷다가 요즘엔 혼자 동네 식당에 와서 맥주 한잔에 주꾸미튀김 하나 주문하고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하염없이 들으며 맥주 한잔을 홀작홀작 한다.
이렇게 넋 놓고 앉아 음악 듣고 맥주 한잔 마시고 훌훌 털면 또 살만해진다.
거기에 식당 주인님께서 서비스로 에다메마를 쓰윽 테이블에 밀어놓고 가신다.
그럼 난 이 고마움 마음에 무겁고 우울한 마음을 어느 정도 날려버리고 한동안 앉아 있다가 자리를 뜬다. 그렇게 난 나를 위로하고,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내 자리로 돌아간다.
이렇게 우린 오늘을 버티고 내일도 버티며 가끔씩 찾아오는 선물 같은 기쁨을 누리며 나의 시간을 채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