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의 전설과 스플래쉬 그리고 인어의 꿈
당신 때문에 왔어요
서울에도 인어가 찾아왔다. 지구 상 멸종 위기의 마지막 인어란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 나오는 심청(전지현 분)이 그 인어다. 물 속으로 들어가면 주얼리 같은 비늘이 탐스럽게 반짝이는 꼬리 지느러미가 생기고 육지로 나오면 세상 둘째 가라면 서러울만큼 아름답고 늘씬한 각선미가 생긴다. 육지와 바다 생활이 모두 가능한 초능력자다.
'푸른 바다의 전설'을 보면 영화 '스플래쉬'가 떠오른다. '푸른 바다의 전설'처럼 '스플래쉬'도 인어가 주인공이다. 금발의 대릴 한나(극중 인어) 도 '푸바' 전지현처럼 물을 만나면 인어 아가씨로, 땅에 발을 디디면 늘씬한 다리가 생긴다.
어느 날 그녀들이 육지로 왔다. 인간의 세계라 모든 것이 낯설지만 특별한 존재이기에 TV를 보며 세상 진풍경을 배우고 하루 만에 언어를 익히는 믿을 수 없는 능력을 보여준다.
물론 대중의 의식하지 않는 돌발 행동도 서슴지 않고 한다. 하지만 애교스럽다.
깜빡이는 신호등 전광판이 아름답다며 그 위로 올라가 탄성을 지르거나 신호등 속 사람 모양의 그림을 따라 팔과 다리를 쭉 뻗거나 원시인처럼 바닷가재를 손으로 들고 껍질째 우거적 우거적 씹어먹거나 혹은 늑대소년처럼 스파게티를 손으로 집어 정신없이 입에 넣는 등 육지 위 모든 상황을 처음 접하기에 익숙한 것이 하나도 없는 그녀들은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을 순수한 몸짓으로 여과 없이 보여준다.
"내가 이상하지 않고 이름도 있고 그런 사람이면
너랑 계속 같이 다닐 수 있는 건데…그렇지?"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전지현 대사 中
"당신 때문에 이곳(육지)에 왔어요"
-'스플래쉬' 대릴 한나 대사 中-
사랑은 국경도 뛰어넘는다는 말처럼 사랑에 빠진 그녀들은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뛰어넘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전지현은 알고 보면 조선시대부터 강한 인연으로 묶여 있는 이민호(극중 허준재)를 그리워하고, 다시 만나자고 한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육지로 돌아오는 순정녀다.
스플래쉬 인어도 사랑하는 남자 톰 행크스(극중 알렌) 때문에 육지로 왔다. 톰 행크스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둘은 어린 시절 이미 만난 적이 있다. 바닷가 유람선 여행 당시 8살이던 어린 톰행크스는 바닷물 위로 얼굴을 내밀며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는 어린 인어 소녀를 홀린 듯이 보다가 그만 물속에 빠지고 마는 아찔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인어는 그때부터 톰 행크스를 줄곧 기억했고 그리워했으며 사랑해왔다.
역시나 순정녀의 대명사는 인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는 첫눈에 반하고 만 왕자의 생명을 구했고, 왕자와 만나기 위해 마녀에게 자신의 옥구슬 같은 목소리를 내주었으며 다른 여자와 결혼한 왕자의 행복한 삶을 지켜주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놓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다행히 '스플래쉬'인어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처럼 슬픈 꿈으로 기억되지 않았다. 그녀는 꿈을 이뤘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 그와 함께 바다 세계로 들어가 키스를 나눴고 함께 웃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꿈.
과연 '푸른 바다의 전설' 속 인어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사진 : 푸른 바다의 전설, 스플래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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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나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