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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Dec 16. 2022

교회의 서열

사이비 2세로 살아온 대표의 비밀 공유 Ch.4



이상하다, 분명히 교주가 우리 아빠를 미국에 보냈는데 

사람들이 싸운다,


참 교회라는 집단은 신기하다

예수님 말씀만 잘 들어도 싸울 일이 절대 안 생길 것 같은데

가장 많이 싸우는 것 같달까. 


가장 우리를 위한 공간인 것 같으면서도

돈으로 계급이 나뉘고, 자리싸움을 하고, 옆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더 신성해 보이려고 난리를 부리니 말이다. 


교회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환영하지 않는다,

아마 여기 목사의 자리를 뺏으러 온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나 보다.


언성이 영어로도 오가고 한국 말로도 오간다,

나는 우리 같은 교회가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국에도 많고 전 세계에 있다고 한다. 


여기 교회엔 백인과 흑인도 있고, 

중국인, 대만인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얼굴에 그늘이 짙어진다,

주일에 예배를 드리러 갈 때마다

집에 와서 두 분의 대화에서도 한층 무거움이 느껴진다.



방 두 칸 생소한 카펫 바닥이 있는 집에서 구세군이라는 중고 물품을 파는 곳에서 구매한

가장 저렴한 매트리스를 구매해 처음으로 침대를 갖게 되었다.


침대를 신기해하며 웃고 떠드는 나와 오빠를 보며 잠시나마 부모님은 웃으셨던 것 같다.


그렇게 목사가 되지 못한 채 아버지는 영어 못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셨다. 


한인 노인 부부가 운영하는 세탁소,

한인이 운영하는 미국 다이너,

한인이 운영하는 필리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 숍



목사님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주일마다 말씀을 준비하던 아버지는 

'어이! 송 씨'라고 불렸고, 굳은 일보다도 그렇게 불리는 게 더 힘들었다고 내가 어른이 된 후에 알려주셨다.


공부를 잘하셔 물리 선생님이 되려 사범대를 나온 아버지는

영어라는 언어 하나가 되지 않기에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생계유지를 해주셨고

어머니도 재봉일, 모텔 하우스키핑 등 다양한 직업을 돌고 돌다 두 분은 

일을 배워 실내 건물 페이트를 직업으로 삼게 되었고 그렇게 아버지는 천천히

목사라는 업무와 타이틀을 내려놓으시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셨다. 



나는 어느새 가난에 대해 알게 되었고 

철이 빨리 든 어른스러운 아이가 되었다.


그땐 사람들이 칭찬해 주기에 좋은 건가 싶었지만

아마 안쓰러웠던 마음에 칭찬을 해준건 아닌가 싶다. 


무언가를 갖고 싶은 마음이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돈이 없으면 사치며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교회의 서열은 목사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서열은 돈이 정한다.


모두가 가장 헌금을 많이 하는지 다 알고 있다.

새벽기도를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도

그 누구보다 매주 꾸준히 예배를 드리러 오는 사람도 

헌금을 가장 많이 내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천국을 가는 것도 돈이 필요하구나 느꼈다. 



가난한 전 목사의 가족은 투명 인간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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