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어 덕후가 되기까지

by 시즈

한국어를 만난 건 내가 마흔한 살 때였다.


그때 나는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있어서,

잘생긴 배우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일본어를 통해가 아니라 직접 한국어로 이해하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마침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을 때었다.

어디를 가도 그들의 음악이 들려왔고, 나 역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 어디 보자, 방탄소년단이란 아이돌은 어떤 그룹인가'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그들의 무대 영상을 봤다.

'이게 뭐야!? 한국 아이돌, 대박이네…‘

일본에서는 본 적 없는 완벽하게 맞춰진 안무에 내 눈이 단번에 사로잡혔다.


그렇게 나는 내가 좋아하는 한국 배우와 아이돌의 말을 직접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한국어의 길에 첫 거름을 내디뎠다.


공부를 하다 보니 한국어와 일본어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문법도 비슷하고, 단어도 비슷하고,

게다가 똑같은 단어도 적지 않았다.

그런 일본어의 ‘친척 언어' 같은 한국어에 나는 점점 깊이 빠져들었다.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한국어 공부에 쏟아부었다.


그렇게 몰입하다 보니 내 한국어 실력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늘어났고, 공부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한국어능력시험에서 6급 (최고급)을 따냈다.


어느새 한국어 자체가 내 최애가 되어 있었다.


최애를 더 알고 싶다.

최애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

한국어를 공부하면 할수록 그런 마음은 끝없이 커져갔다.


어느 정도 한국어 능력을 장비한 나는,

더 성장하기 위해 한국 대학교에 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일본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80대 부모님을 두고 한국에 간다는 건 도저히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의 벽이었다.


그렇게 한국 대학교에 대한 꿈을 거의 포기하려던 순간, 나는 '사이버대학교'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사이버대학교라면 일본에 있으면서도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국에 가지 않고도 배울 수 있다.

'꼭 사이버대학교에 들어간다!"

그렇게 마음먹은 나는 한국의 사이버대학교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한국어학과에서 공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세종사이버대학교에 문예창작학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한국어자체가 아니라 한국어로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원래 글쓰기를 좋아했다.

내 생각이나 경험을 글에 옮기는 그 과정도 즐거웠고,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이,

“재미있었다"

"용기를 얻었다"

라고 말해줄 때면 큰 기쁨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꼭 내 책을 출판하리라 꿈꿨다.


마흔다섯 살의 여름,

나는 세종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합격하며 대학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