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에서 알록달록으로

by 시즈

한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감천문화마을을 구경했다.

구경하다가 사진을 찍을 때는 다른 관광객들에게 부탁해서 찍어달라고 했다.


혼자 여행하면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 나는 되도록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에게 부탁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일본인보다 외국인이 더 잘 찍어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수줍음이 많아서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이라면 어떻게 찍어야 잘 나오는지 모를 수도 있다.


반면에 외국인이나 한국 사람들은 사진을 자주 찍고, 인스타 같은 SNS에 올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이라면 예쁘게 찍는 방법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사진을 잘 찍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감천문화마을에는 일본 관광객도 많이 있었지만, 나는 외국인만 골라서 말을 걸어 사진을 부탁했다.

덕분에 사진이 잘 나와서 만족한 기분으로 한복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한복집에 돌아가니 1층 카페에서 일하는 이모가 말을 걸어주셨다.

"한복을 대여한 분께는 음료수가 한 잔이 무료니까 골라 드세요"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라고 했더니, 이모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왕 무료인데 제일 비싼 걸로 하세요! 전부 다 무료인데...“


가장 싼 음료수를 고른 나에게 가장 비싼 걸 마시라고 한 이모의 말에 놀라면서도 그 친절함에 감동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보통 자신이 이익을 보려고 할 텐데, 이모는 내게 조금이라도 득이 되게 해주셨다.

그런 이모의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에 보답하는 듯이 나는 가장 비싼 망고 스무디를 골랐다.


한복을 갈아입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 한복집 이모를 불렀다.

이모는 다른 손님을 응대하고 있어서 나는 그게 끝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다.

그러자 이모는 기다리는 나를 보고 “혼자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하며 내 한복을 벗겨주셨다.

“바쁘신데 죄송해요..."라고 사과한 나에게 이모는 ”괜찮아요!“라며 미소를 보여주셨다


카페에서 만난 이모도, 한복집 이모도, 둘 다 나를 어릴 적부터 예뻐해 주던 동네 이모처럼 친근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

그건 한국 사람과 문화를 더 깊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흑백처럼 보였던 그 세계가 이제는 다채로운 색깔을 띠며 마치 다른 세계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까지 한국어를 공부해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한국어를, 한국 사람을, 한국 문화를 알고 싶다고 간절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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