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간장게장

첫 입에 반해버린 간장게장

by 시즈

점심시간이 되어 나는 자갈치시장에 갔다.

부산 하면 해산물이 유명하다. 그래서 부산에 오면 꼭 간장게장을 먹고 싶었다.


자갈치시장 2층에는 식당들이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한 이모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간장게장이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4만 원이라고 했다.


비... 비싸다


간장게장은 2인분 가격이고, 2인부터 주문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은 고깃집이나 횟집 같은 곳에서 2인분 이상만 주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혼자 여행하는 나로서는 이게 아주 아쉬웠다.

일본은 혼밥 문화가 퍼져 있어서 고깃집도 초밥집도 혼자 가는 사람이 많다.

그 덕분에 1인석이 마련된 식당도 흔하다.


내가 혼자 여기저기 다니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 식당은 가끔 불편했지만, 밥을 먹을 때 가족이나 친구, 동료와 함께 먹는 한국 문화도 좋았다.

하긴, 밥은 혼자 먹는 것보다 누군가와 같이 먹는 게 더 맛있겠지.


나는 간장게장을 꼭 먹고 싶었다.

하지만 4만 원을 내고 2인분 먹기는 싫었다.

그래서 이모에게 “저 혼자인데, 반만 주실 수 없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모는 “그럼 1인분 3만 원으로 할게요”라고 하셨다.

3만 원......(아직도 비싼데...)


내가 망설이며 고민하고 있으니, 이모가 “그럼 2만 원으로 해줄게요"라고 하셨다.

콜!! 나는 속으로 외치며 기꺼이 자리에 앉았다.


드디어 간장게장이 나왔다.

생꽃게를 간장에 절여 놓은 한국의 대표적인 요리다.

나는 이름만 알고 있었지, 그게 “생꽃게"라는 건 몰랐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 "어, 이거 괜찮을까? 나중에 배 아프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이 스쳤다.


그래도 이왕 2만 원을 내고 주문한 음식.

한 입도 안 먹고 나간다는 건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조심스레 게를 입에 넣고 살을 빨아먹자, 간장 양념과 어우러진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와, 진짜 맛있다!!


상상도 못 한 맛이었다.

생꽃게가 이렇게 맛있다니......

사실 일본에서 찐 꽃게를 먹었을 땐 비린 맛이 강해서 다시는 먹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먹은 간장게장은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아주 신선했다.


솔직히 나는 회 같은 생 요리는 일본이 최고라고 생각했었다. 해외에서 일본만큼 신선한 해산물을 먹는 건 어렵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부산의 해산물은 장난 아니었다.

간장게장을 처음 만든 사람은 정말 존경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간장게장 외에 맛있었던 게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밑반찬으로 나온 작은 고구마였다

너무 달고 맛있어서 다 먹었더니, 이모가 “더 드릴까요?"라고 물어주셨다. 먹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배가 불러서 아쉽게 사양했다.


계산을 마치고 나가려는 내게 식당 이모가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또 와요”

친근하게 어깨를 툭툭 치며 보내주는 이모 덕분에 내 마음속에도 작은 불이 켜진 듯 따뜻함이 번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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