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 2주 전, 나는 문득 "제주도에도 한 번 가보고 싶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주도행 비행기 가격을 검색해 봤더니… 그만 표를 끊어 버렸다.
사람들은 나에게 혼자 해외여행을 하는 게 무섭지 않냐고 자주 묻는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해외에 여러 번 갔고, 과거에는 배낭여행도 했기 때문에 겉으로는 "전혀 무섭지 않다"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무섭다.
혼자 비행기를 타고, 혼자 호텔을 찾아가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거리를 돌아다닌다.
곤란한 일이 생겨도 오직 나 혼자 해결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이 다 내 책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몇 번이나 혼자 여행을 다녀왔어도 여전히 무섭고 걱정된다.
그런 내가 혼자 해외에 떠나려면, 충동적으로 비행기 표를 끊어야만 간다.
이것저것 생각하기 시작하면 걱정과 두려움이 나를 덮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무심코 바로 표부터 끊어 버린다.
걱정이 많은 나로서는 이렇게라도 나를 강제로 움직여야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늘 ‘하고 싶은 건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 더 이상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게 될지 모르니까……
부산 여행을 마친 지 3개월 후, 나는 그렇게 제주도로 떠났다.
가끔 해외에서 일본 사람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제주 공항에서 일본인 여성 여행객 한 분이 안내소 직원에게 호텔까지 가는 길을 물어보고 있었다.
직원은 서툴지만 열심히 일본어로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그녀는 계속 반말로,
"뭐? 무슨 말이야?"
"어느 버스 타면 돼?"
"걸어서 25분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일본어로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제3자인 나조차 기분이 상했는데, 직원 분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고 안타까웠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절대로 무례한 태도로 한국 사람을 대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행했다.
나는 미리 시간표를 확인해 365번 버스를 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정류장에 들어온 버스는… 370번이었다.
"오 마이 갓!"
내가 잘못 탄 이유는 버스가 도착한 시간을 기준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조사해 둔 시간에 들어온 버스라면 당연히 내가 타야 할 버스라고 여겼다.
하지만 버스가 늦게 도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일본의 특징 중 하나는 대중교통이 거의 정시에 운행된다는 것이다.
물론 사고 등으로 지연될 때도 있지만, 대체로 정확하다.
그래서 그런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해외에 가서도 당연히 ‘시간표대로’ 올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늦는 게 당연하다'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이번엔 확실히 ‘365’라고 적힌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는 호텔과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뭐지?" 하고 보니, 같은 번호라도 반대 방향 버스였던 것이다.
결국 다음 버스를 탈 때는 기사님께 직접 물어봤다.
"재주 중학교까지 갑니까?"(호텔에 제일 가까운 버스정류장)
기사님이 "네~" 하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셔서 안심하고 탈 수 있었다.
버스는 공항을 경유해 마침내 호텔에 도착했다.
2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나는 무려 1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것이다.
이렇게 두 번이나 버스를 잘못 탄 나 자신이 조금 한심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