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그리워하며

by 시즈

부산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을 먹으러 "에그드랍"이라는 샌드위치 가게에 갔다.


내가 에그드랍에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드라마에서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조정석이 맡은 익준이 아들과 함께 에그드랍에서 식사하는 장면이었다.
아들 '우주'가 "아버지, 저 샌드위치 하나만 더 사주세요."라고 말하던 모습.
무언가를 부탁할 때만 존댓말을 쓰는 게 너무 귀여웠다.


외국인 여행자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덕분인지, 영업 시작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몇몇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게 문이 열리자 먼저 기다리던 손님들이 키오스크로 주문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앞사람들이 주문하는 데 오래 걸려 좀처럼 차례가 오지 않았다.
문득 옆을 보니 직원이 다른 손님의 주문을 직접 받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직접 주문하는 게 낫겠다 싶어 "주문해도 되나요?"라고 물은 뒤 주문을 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었다.

아마 한국어를 모른다면 직접 주문하는 것보다 키오스크로 하는 게 더 편할 것이다.
나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덕분에 줄 서지 않고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이럴 때마다 '한국어를 배워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외국인'이라도 한국어를 알면 뭔가 '우선권'을 얻은 듯한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샌드위치는 빵과 스크램블에그가 폭신폭신했고, 살짝 단맛이 나서 맛있었다.
하지만 사실 나는 며칠 전에 작은 포장마차에서 아저씨가 만들어준 소박한 샌드위치를 더 선호했다.


아침을 마친 뒤 공항으로 향했다.
남포동역에서 김해공항까지는 두 번 갈아타야 했는데, 서면역에서 길을 잃어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
그때 마침 지나가던 안경 쓴 젊은 여성에게 길을 물었다.
그녀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었다.
덕분에 무사히 지하철을 갈아탈 수 있었고, 좋은 기분으로 부산을 떠날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한 나는 키오스크에서 탑승권을 인쇄하고 보안검색대로 갔다.
액체류는 투명 지퍼백에 넣어야 하는 건 알았지만, 시트 마스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몰라 그냥 배낭에 넣어 두었다가 걸리고 말았다.
내 가방을 열어 시트 마스크를 확인한 직원이 따뜻한 표정으로 그것들을 하나하나 지퍼백에 담아준 뒤 "이걸로 됐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넣어주었다.


사실 지금까지 공항 직원에게 이런 친절한 응대를 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일본도 그렇지만, 공항 직원들은 바빠서 그런지 대체로 무뚝뚝하다.
화를 내는 듯한 말투를 쓰는 사람도 있는데, 부산 공항에서 만난 직원의 대응은 정말 감동적일 정도였다.


부산은 마지막 순간까지 "따뜻함"이 넘치는 다정한 도시였다.
늘 해외여행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오면 "아, 이제 일본에 돌아왔구나!"라는 실감을 했는데, 부산에서 돌아왔을 때는 이상하게도 해외에서 돌아온 느낌이 아니라 그냥 국내 여행에서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
아마 나에게 부산이 너무 편하고 친근했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은 오사카와 분위기가 닮았다.
해외인데도 일본에 있는 것처럼,
거리를 걸으면 익숙한 동네를 산책하는 것처럼,
그런 '친근함'이 있는 도시였다.


일본에 돌아온 다음 날, 나는 벌써 부산이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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