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한국에 가는 이유들

by 시즈

제주도 3일째.

나는 아침부터 해수욕장을 향했다.


호텔에서 수욕장까지는 버스로 30분 정도.

학교에 가는 학생들로 가득 찬 버스 안에서 중년 일본인이 하나.

마치 과거에서 타임슬립 해온 사람처럼, 나만 이질적인 공기를 띠고 있었다.

뭐, 나처럼 아침 일찍부터 관광하러 나오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학생들이 다 내린 후에야 편하게 앉아 창밖의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삼양해수욕장에 도착해 보니,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음... 내가 원했던 해수욕장이 아닌데......


시간은 아직 오전 8시.

해수욕장은 산책하는 어르신들밖에 없었다.

바다도 그다지 예쁘지 않고......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다른 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다.

함덕해수욕장까지는 버스로 더 30분 거리였지만, 이번엔 자석이 2줄로 되어 있으며 사람도 적어서 아주 편한 시간이었다.

이런 쾌적한 버스가 요금도 저렴하다니, 한국은 대중교통이 정말 잘 되어 있네.


버스를 내리니 아까 본 삼양해수욕장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그 바다를 본 순간, "이거다!" 싶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원했던 해수욕장!!

햇살에 비쳐 반짝거리는 푸른 수면,

작고 다양한 물고기가 놀고 있는 수중,

물 밑바닥까지 뚫어볼 수 있는 투명한 바닷물.

순식간에 그 풍경에 내 마음은 사로잡혔다.

한국에 이런 낙원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다.


해변에 근사한 카페가 있어, 안에 들어가 봤다.

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자리를 잡고 아이수 아메리카노와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커피 한 잔과 빵 한 개 1,2000원.

이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내가 산 건 단지 커피와 빵이 아니라, "예쁜 경치를 즐기며 아침을 우아하게 먹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절대 일본에선 경험할 수 없는, 한국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책을 읽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낸 뒤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을 향했다.

도중까지 버스를 타고 나머지 거리는 카카오바이크를 쓰기로 했다.

제주에서 자주 보는 노란색 자전거가 궁금해서 한번 타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는데, 일본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한국은 울퉁불퉁한 길이 많아서 자전거로 달리기 힘들었다.

일본보다 자전거 인구가 훨씬 적은 게 신기했는데 혹시 길이 때문일까?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많이 볼 수가 없었다.

일본은 무서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데......


재주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은 재미있었다.

해외에서 자전거를 타면 원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았다.

근데 카카오바이크는 적응할 때까지 조금 운전하기 어려워서 배달로 발뒤꿈치를 다쳐버렸다.

호텔에 도착해서 직원 아저씨에게 다친 발을 보면서 "혹시 밴드에이드 있어요?"라고 물으니 바로 건네주셨다.


혼자 여행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 어렵다고 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나는 많은 한국 사람의 도움을 받아왔다.

길을 잃은 나에게 친절하게 알려준 여학생.

버스를 잘 못 탄 나를 도와준 기사님.

일찍 체크인을 해준 호텔 직원.

혼자 여행은 실제로 혼자가 아니라, 오히려 많은 사람과 접할 수 있는 여행이다.

때로는 외로울 때도 있지만, 혼자라서 사람의 따뜻함을 더 느낄 수 있고, 많은 친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혼자 가는지도 모른다.

한국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서.

한국 사람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어서.

한국 사람을 더 알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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