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제주.
세 도시를 여행하다 보니, 다음엔 꼭 대구에 가보고 싶었다.
딱히 예정도 없이 그냥 대구행 비행기 가격을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저렴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내 손끝이 어느새 "예약하기"를 누르고 있었다.
이미 두 달 후에 부산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했는데, 충동적으로 다음 달 출발하는 대구행 비행기까지 예약해버렸다.
예전에는 여러 번 한국에 여행가는 사람을 보고는,
"뭐가 좋아서 그렇게 몇 번이나 가는 거야?"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제 알 것 같았다.
한국은 한 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신라면처럼, 중독성 있는 나라였다.
오사카에서 대구까지 한 시간 반으로 도착했다.
서울보다 대구에 가는 게 더 편하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서울과 부산은 관광객이 많아서 입국 수속을 마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대구는 외국인이 거의 없어서 줄 서지 않아도 입국할 수 있었다.
한국의 제3의 도시인데 아직 여행지로는 유명하지 않은 걸까?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버스를 타고 향했다.
이번에는 잘 못 타지 않고 문제없이 호텔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하나 마음에 걸린 게 있었다.
호텔을 예약할 때, 프런트 서비스가 없어서, 체크인 전에 메일로 방에 들어갈 수 있는 비밀번호를 보내준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일단 호텔에 들어가는데 프런터에는 아무도 없었다.
명함이 놓여 있는 걸 발견해서 적혀 있었던 전화번호에 연락해 보려는데, 내 폰에서 어떻게 전화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지금 나는 한국에 있지만, 내 폰이 일본 제품이라 한국 번호에 전화하려면 국제전화로 해야 할까?
여러 번 시도해봤지만 내 폰에선 걸지 못했다.
어떡해...... 방에 들어갈 수 없는데......
호텔을 나와 두리번거리다가 옆에 미용실이 있는 게 보였다.
후다닥 달려가 미용실에 있었던 이모에게 도움을 구했다.
사정을 이야기하자 이모는 바로 전화를 걸려 주셨다.
하지만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다시 호텔에 갔다.
어쩔 줄 모르고 호텔 로비에서 시간을 죽이려고 하니, 메시지가 왔다.
"네 시에 가겠습니다"
아무래도 네 시부터 프런터 서비스가 열리는 듯했다.
결과적으로 세 시반에 직원이 와서 무사히 체크인할 수 있었다.
여행 첫날부터 문제가 생겨 당황했지만, 사실 그 순간 살짝 설레기도 했다.
한국에서 문제가 생겨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
그러면 한국어로 상황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국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즉, 문제가 생긴다는 건, 한국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마다 한국 사람들이 나를 구해주셨다.
그 경험은 나에게 소중한 여행의 추억이 되었다.
그래서 여행 중에 생기는 문제는 사실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방에 짐을 놓은 후, 옆 미용실에 다시 달려갔다.
"문제가 잘 해결됐어요. 감사했습니다!"
벌써부터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대구 사람들은 뭔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