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환대

by 시즈

대구 여행 둘째 날, 경주를 향했다.


대구에 가는 거면 꼭 경주에도 가보고 싶었다.

서울과 부산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도시지만, 경주는 아니다.

아마 이 도시를 아는 일본인은 많지 않을 거다.


경주를 처음 본 건 유튜브였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과 한국인 남자가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중에 경주도 있었다.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보면서 나는 자연의 목소리를 들은 듯했다.

"당신도 이곳으로 꼭 오세요~."


그날의 목소리에 따라 나는 동대구 버스터미널에서 경주행 티켓을 끊었다.

8시 30분, 나를 실은 버스가 출발했다.

창문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본다.

가끔 버스가 덜컹거리며 흔들린다.

그 흔들림에 몸을 맡겨보니 "완전한 여행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이 순간 마냥 행복을 느낀다.


버스가 달릴수록 밖의 세상이 점점 변해간다.

식당, 편의점, 카페, 약국......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사라지자 초록색 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도로가 쭉 이어진 옆에서 조용히 서 있는 나무들.

딱히 재미있는 것도 없는 그 풍경을 계속 바라보고 있자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해져 갔다.


두근두근두근......

버스가 경주에 가까워지니 내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빨리 내리고 싶었다.

몸은 가만히 앉아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뛰고 있었다.

서울과도 부산과도 대구와도 다른 그 도시에 벌써부터 빠져 있었다.


나는 경주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어서 오세요~ 경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세계였다.

현대와 고대가 잘 섞인,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우와, 대박이다......)


한옥 스타일의 카페와 숙소.

그냥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다.

구경하다가 한 가게가 눈에 띄었다.

"십원빵"

십원 동전 그림이 그려져 있는 노점이 여기저기 보였다.

끌리듯 노란색 노점으로 발이 향했다.

"십원빵 하나 주세요."

주문하고 기다리다가 사장님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일본 사람이 많아요?"

이모는 일본인은 적지만 미국이나 유럽 사람은 많다고 했다.


경주는 한국 사람에게는 유명한 관광지지만, 해외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건 몇 년 전부터라고 한다.

"봄이 오면 벚꽃이 예뻐요. 단풍도 좋고."

그렇게 말하는 이모를 보며 또 와야겠다고 은근히 다짐했다.

"일본에 와보셨어요?"

이모는 오사카에 와봤다고 했다.

다음은 후쿠오카에 가보고 싶다며 소녀처럼 들뜬 얼굴로 말했다.

"일본이 참 좋더라고요~!"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좋게 봐주는 이모에게 나도 응하듯 말했다.

"저는 한국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사람이 따뜻하고..."

그러자 이모가,

"일본이 더 좋아요~."


경주에 한 거리에서 일본인과 한국인이 서로 칭찬하고 있었다.

그때는 봄도 가을도 아니었지만, 나와 이모의 주변에는 활짝 꽃이 피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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