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가보고 싶은 곳은 미리 찾아두었다.
관광할 때 버스를 이용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배차 간격이 길었다.
가려고 했던 오릉까지는 걸어서 30분.
자전거 렌털도 있었지만 너무 일찍 도착해서 문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
평소라면 절대 걸지 않을 거리지만, 풍경이나 가게를 보면서 걸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 걸어가기로 했다.
눈앞에 쭉 이어지는 도로에는 나만 걷고 있었고, 차량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옆을 보면 초록색이 펼쳐지는 조용한 세상.
시골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도시와는 조금 다른 경주의 풍경에서 나는 눈을 떼지 못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걷다 보니 어느새 오릉에 도착했다.
입장료 2,000원을 내고 안에 들어가 보니... 갸우뚱거렸다.
인기가 하나도 없었다.
여긴... 정말 관광지인가?
이렇게 이른 시간에 오는 사람이 없는 것뿐인가??
부지는 꽤 넓었지만 딱히 흥미도 일어나지 않아 대충 둘러본 뒤 다음 목적지를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월정교.
강가를 걷고 있다가 눈앞에 갑자기 등장했다.
이거, 사극에서 본 풍경이다!
드라마 "더 킹"촬영지인 월정교는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설렜지만, 안에 들어가 보니 더 감동적이었다.
빨간색 기둥이 쫙 이어지는 복도를 걷다 보니 사극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었다.
"전화~"
"송구하옵니다~"
배우지도 않았는데도 드라마를 보며 자연스럽게 외운 조선 시대의 말들.
그게 들리는 듯했다.
월정교에서 볼 수 있는 경주의 풍경을 가져가고 싶어서 발을 멈추고 마음껏 가슴에 담았다.
관광하느라 많이 걷다 보니 배가 고팠다.
아직 더위가 남은 계절이었으니 시원한 면요리를 먹고 싶어 한 식당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젊은 알바생에게 살짝 말을 걸고 자리에 앉았다.
"물밀면 하나 주세요."
잠시 기다리자 요리와 함께 가위가 왔다.
나는 알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면을 가위로 잘라 먹는다는 걸.
하지만 어떻게 잘라야 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아... 어떻게 자르면 돼요?"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로로 한 번 잘라 "이렇게 하면 돼요"라고 알려주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면요리는 십자로 자른다는 걸 본 적이 있었는데, 단순히 가로로 자르는 방법도 있구나...
잘라 준 면을 비비며 한 입 먹었다.
"살 것 같다!!"
너무 시원하고, 상냥한 알바생이 잘라준 물밀면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순식간에 그릇을 비운 내 배는 만족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