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그리고 나와 아빠의 인연

by 시즈

경주에는 유명한 세계유산이 있다.


"불국사"


그곳에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시내에서 거리가 있어서 갈까 말까 조금 고민했다.

그래도 이왕 경주에 왔는데 안 가는 건 좀 아쉬울 것 같기도 하고....

결국엔 불국사에 가는 버스를 탔다.


30분 정도 달리니 도착했다.

솔직히 말하면 딱히 감동 같은 건 없었다.

불국사는 그냥 사찰이었다.


절에 큰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오지 않아도 괜찮았네)라는 생각이 은근히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나는 신기한 걸 알게 되었다.

아빠에게 "나 불국사에 갔다 왔어"라고 이야기하니,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셨다.

사진 속에는 불국사 앞에 서 있는 아빠의 모습.

옛날에 아빠는 한국에 출장을 가서 포항에서 한 달 정도 일하고 있었다.

그때 불국사에 간다고 했다.

사진 속 아빠는 43살이었고, 나도 같은 나이 때 같은 곳을 찾아갔다.

다른 시대인데도 아빠와 딸이 같은 나이로 같은 곳에 서 있었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한국어를 처음 가르쳐준 사람도 아빠였지.

덕분에 나는 어릴 때부터 "안녕하세요"와"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을 알고 있었다.

(어찌 이 두 가지만 기억하고 있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시내로 돌아와 대구에 가는 버스표를 구매했는데 매표소 아저씨가 내 신용카드와 티켓을 내던지듯이 줬던 게 열받았다.

가끔, 아주 가끔 이런 사람을 만난다.

그런 사람을 만날 때마다 아쉬운 기분이 든다.

나처럼 한국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경험을 해도 한국을 싫어하게 될 일은 없지만, 처음 한국에 온 여행자라면 단 하나의 사소한 행동 때문에 한국을 싫어하게 되기도 한다.


어떤 나라든 좋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고, 당연히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지만 오래 머물지 않는 여행자는 그 짧은 기간에 만난 사람을 보고 그 나라의 인상을 쉽게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례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너 때문에 한국의 매력을 감소시키지 마!"


아무튼,

나는 무언가(특히 돈이나 상품)를 던지는 사람이 정말 싫다.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경주에 그런 아저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정말 싫다.

하지만 경주는 정말 정말 낭만적이고 매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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