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실직자의 일기: 12월 마지막 주말

따뜻하지만 느낄 수 없는

주말은 가족들과 보내기로 했다.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 겸 송년회를 한다. 올해는 각자 준비한 선물도 랜덤으로 나눠 갖기로 했다. 미리 주문한 케이크를 찾아서 가족들을 만났다.


집에서 보다 밖에서 텐션이 더 낮아진다. 아무래도 좀 긴장이 되는 탓인 것 같다. 가족들과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데 오늘따라 내가 말 수가 적다고들 하셨다. 술을 안 마셔서 그렇다고 둘러댔는데 억지로 텐션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았다.


일을 그만뒀다고도 말씀드렸다. 잘했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아마 한동안 걱정하시겠지..!


어쨌든 가족들과 화목하고 따뜻한 주말을 보냈다. 분명 따뜻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따뜻한 거야!라고 배웠고, 알겠는데 내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았는데도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는 건 내 우울감이 작용한 걸까..


집이 아닌 공간에서 잠을 자는 것도 조금은 부담이다. 자려고 누우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불안한 기분도 들고. 약이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하지만 아직 내 마음이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새해엔 좀 더 밝은 모습으로 가족들과 더 행복하게,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