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실직자의 일기: 12월 마지막 화요일

텐션이 왜 이래

오래전 친구들과 잡아놓은 약속이 있어서 홍대에 갔다.

지하철을 타면서부터 속이 답답하다고 느꼈는데,

홍대입구역에 내리자 현기증이 나며 몸이 떨렸다.


오랜만에 사람 많은 곳에 오니 긴장한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다음번 병원 진료에서 공황발작에 필요한 약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


빠르게 역을 벗어나 호흡을 고르니 좀 나아졌다. 사람 많은 곳이 두려워질 줄은 몰랐는데 참 이상하다..


친구들을 만나서 사진도 찍고 이것저것 구경하며 놀았다. 맛있는 샤브샤브도 먹었고 귀여운 캐릭터들도 구경했다. 좋아하는 친구들이고 함께하면 정말 즐거운 친구들인데 이상했다. 즐겁긴 한데 텐션이 오르지 않았다. 신나지 않았다. 잘 웃고 얘기하지만 금방 무표정인 나를 발견했다.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아차 싶었다. 아직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구나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스스로 깨닫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했다. 좋다.


2026년 목표는 스스로에게 다정하기니까, 다정할 준비를 잘해봐야겠다. 좀 더 잘 살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