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실직자의 일기 : 2025년 마지막 날

롤러코스터

올 한 해를 혼자 조용히 정리하고 싶어서 동네 새로 생긴 조그만 카페에 갔다. 예상외로 씨끄러웠고 에어팟은 배터리가 다 닳아 쓰지 못했다.


인상을 찌푸린 채 아이패드를 열고 '한 해를 정리하는 질문'을 검색했다. 몇 가지를 골라 적었다. 그중 한 개는 올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이었다.


나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라고 적었다. 올해 초 결혼식을 준비하며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사랑받는 기분을 듬뿍 느끼며 행복했다. 동시에 회사의 불안정을 함께 고민하며 아팠던 순간들도 있었다. 이후 실직과 취업을 반복하며 너무 좋기도 너무 힘들기도 한,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 같았다.


번지점프 같은 해가 아님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수직낙하해 다시 올라갈 수 없는 해가 아님이. 다음 해는 잔잔하고 무탈하게 너무 잘 되길 바라지 않으니 그냥 평범하고 소소하게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 시끄럽던 카페가 고요하게 느껴졌다. 내가 나에게 집중하니 주변의 소음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신기했다.

2026년을 오늘의 나처럼 살아야겠다. 주변의 소음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게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한 발짝이라도 뗄 수 있는 그런 해가 되면 좋겠다.


친구들에게 약속했다. 스스로에게 다정해져서 넘치는 진짜 다정을 나눠주겠다고. 너희들 앞에 어려움이 펼쳐진다면 내가 번쩍 업어주겠다고.


꼭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길. 모두의 평안을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