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백수의 일기 : 2월 두 번째 화요일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최근 요기걸이 된, 잃어버린 나의 백수동지, 몸이 5 개인게 아닐까 매번 놀라게 만드는 걸. 대단한 즉흥적 실행력을 갖춘 친구가 집으로 책을 보내왔다. 읽고 너무 좋아서 공유하고 싶었다는 것.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라는 숲속승려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였다.


주목받는 엘리트였던 그가 모든 걸 내려놓고 숲속으로 들어가 수행하며 겪은 이야기, 그 경험에서 배운 마음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루게릭 진단 후 죽음을 마주했음에도 자신의 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그런 현자가 남긴 기록. 남편은 책을 보자마자 "페이커가 추천한 책이다!"라고 외쳤다...


모든 페이지가 나를 차분하게 만들고, 돌아보게 만들었다. 다 읽고 난 뒤에는 먹먹한 기분이었다. 나는 나티코처럼 살 수 없는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며(?)


제목인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가장 인상 깊다. 주지스님은 누군가에서 화가 나거나, 부정적인 마음이 들 땐 이 마법의 주문을 진심으로 세 번만 외치라고 가르친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나티코는 이 마법의 주문을 20년 넘도록 생생히 기억하고 마음에 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마법의 주문을 꺼내기는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솔직하고 겸손한 사람.


이 지구상에서 의례적인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내가 틀릴 수 있다"라고 쉽사리 인정하는 자아를 과연 단 한 사람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요.
그렇다면 인간인 우리는 더 큰 존재에,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고 항상 인식하는 더 큰 존재에 접근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받아들이면 된다. 모든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없음을, 삶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우리의 무지를 받아들여야 한다. 기대하지 않을 때 지혜가 싹튼다.


특히 나는, 최근의 나는 두 번의 실직을 겪으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했고 이겨낼 힘이 없어 우울증을 겪게 되었다.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음에 너무 놀라 주저앉은 것이다. 나티코가 알려준 지혜를 몰랐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의 무지함을 인정하고 기대하지 않으려 노력은 하지만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그래도 이런 말을 해주는 책을 만나서 참 기분이 좋다.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아서.


가장 와닿는 구절이다.

인간은 본래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살아가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틀릴 수 있어. 내가 다 알지는 못해'라는 생각에 익숙해지는 것만큼이나 우리가 확실하게 행복해질 방법은 흔치 않습니다.


괜찮다. 확실한 행복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게 아니다. 사람은 다 그렇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