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독
새벽 4시 인천공항에 떨어졌다.
악명 높은 비엣젯항공을 이겨내려 다 함께 손에 손잡고 애를 썼다... 다신 타지 않으리 다짐하며...
고마운 남편은 떠날 때도, 도착했을 때도 데리러 왔다.
힘들 텐데 묵묵히 어두운 새벽길을 달려와주었다. 사랑이다.
집에 도착해 짐을 풀고 세탁기를 돌리고, 씻으니 아침 7시다. 그제야 침대에 누워 곯아떨어졌다. 실컷 자고 눈을 뜨니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일어나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소파에 누워 티브이를 보다 치킨을 시켜 먹었다. 그렇게 8부작 짜리 드라마를 다 보고서 다시 잠에 들었다.
현실 복귀 첫날은 그럭저럭 지낼만했다. 아침에 독서교육을 잘 다녀왔고, 선배들과 강아지들을 데리고 파주에 가서 오리고기도 먹고 넓은 카페에서 실컷 놀고 왔다.
서울로 돌아와 선배네 집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 뭔가 싸한 느낌이 들었다. 몸이 이상한 것 같은..!
먼저 일어나 집에 왔다. 오는 길에 구충제를 사서 먹었다. 여행에서 먹은 수영장 물들이 상당히 더러울 것이므로...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계속 화장실에 갔고 속이 울렁거렸다. 자다 깰 만큼 속이 좋지 않았다. 구충제 효과라고 하는데 이상하리 만큼 울렁거리고 몸살기운이 느껴졌다.
여독으로 피곤한 탓일까. 종일 정신이 들지 않는다. 커피를 들이부어도 잠결에 생활하는 기분. 집중력은 말할 필요 없이 떨어져 있고 피곤하기만 하다. 여행 다녀와서 이렇게 까지 피곤한 걸 보면 나이가 들고 있나 보다. 함께 여행에 다녀온 친구는 피부염으로 고생하고 있단다. 그에 비하면 이 정도면 멀쩡한 거겠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있음이 체감된다.
오래오래 놀려면 강제로 운동하고, 잘 먹어야겠구나 또 한 번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