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좋은 후보자는 항상 우리 회사를 거절할까?

Candidate Experience(지원자 경험)의 함정

by 주승현

며칠 전, 한 스타트업 대표님이 이런 말을 했다.


세 번의 면접 끝에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 있었어요.

연봉도 협의했고, 근무 조건도 맞춰줬는데 결국 우리 회사를 거절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 좀 더 고민해보고 싶다고만 했습니다.


대표님의 표정에는 답답함이 가득했다.

최선을 다했는데 왜 좋은 후보자는 항상 회사를 떠나는 걸까?


1. 채용은 평가가 아니라 경험이다


많은 회사가 면접을 후보자를 평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보자 입장에서는 그 순간이 회사를 경험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지원자는 두 회사의 면접을 같은 주에 봤다.

A사 면접관은 이력서를 꼼꼼히 읽고, 그가 해온 프로젝트를 깊이 있게 물었다.

B사 면접관은 지각을 했고, 자기소개해 보세요라는 질문만 반복했다.


지원자는 이렇게 느꼈다.

A사는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구나.

B사는 그냥 사람만 뽑으려는구나.


조건이 비슷하다면, 그는 당연히 A사를 선택한다.

즉, 면접은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를 평가하는 양방향 경험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2. 좋은 후보자는 선택지가 많다


좋은 후보자일수록 이미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따라서 나를 얼마나 존중해 주는가가 회사를 고르는 결정적 기준이 된다.


실제로 우리 고객사의 HR 담당자가 이런 경험을 털어놨다.


정말 뛰어난 개발자를 만났는데, 최종 오퍼까지 다 진행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경쟁사로 갔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 회사는 작은 질문에도 성실히 답해줬고, 제가 합류하면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줬다고 하더군요.


조건의 문제가 아니었다.

후보자가 채용 과정에서 느낀 경험이 최종 선택을 갈랐다.


3. 후보자가 회사를 거절하는 진짜 이유


겉으로는 이렇게 말한다.

연봉이 아쉽습니다.

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속마음은 다르다.

면접관이 내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채용 절차가 너무 늦어서 불안했다.

회사 문화나 비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후보자가 회사를 거절하는 가장 큰 이유는 조건이 아니라 경험이다.


4. Candidate Experience를 바꾸는 세 가지 방법


1. 빠른 피드백
→ 면접 후 3일 이상 연락이 없으면, 후보자의 관심은 급속도로 식는다.


2. 준비된 대화
→ 지원자의 이력서를 읽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신뢰가 쌓인다.


3. 존중과 투명성
→ 회사의 어려움도 솔직히 공유하고, 후보자가 궁금해할 성장 경로를 진지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후보자의 경험은 확연히 달라진다.


5. 채용은 마케팅이다


생각보다 많은 대표들이 채용을 단순히 사람을 뽑는 일로 본다.
하지만 사실 채용은 브랜드 경험의 시작점이다.

한 스타트업은 면접에 탈락한 지원자들에게도 정성스러운 피드백 메일을 보냈다.
놀랍게도, 탈락자 중 일부가 이 회사는 정말 프로세스가 깔끔하다며 주변에 회사를 추천했고, 그 인연으로 새로운 지원자가 유입되었다. 결국 채용은 단순한 전형이 아니라 브랜드를 퍼뜨리는 마케팅 채널인 셈이다.


좋은 후보자가 회사를 거절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조건 때문이 아니라, 회사가 남긴 경험 때문이다.


채용은 단순한 사람 뽑기가 아니다.
지원자가 회사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오퍼를 받고 고민하는 순간까지 모든 여정이 곧 회사의 브랜드 경험이다.


따라서 스타트업 채용의 본질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 회사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과정

좋은 후보자를 붙잡고 싶다면, 먼저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 사람을 어떻게 평가할까?가 아니라

이 사람이 왜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할까?


이 질문에 진심으로 답할 수 있는 회사라면, 좋은 후보자는 결코 회사를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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