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없이, 나를 꼭 안아줘

내가 나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by 지정


가끔,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수많은 말보다, 그저 한 사람의 온기가

더 큰 힘이 되는 그런 순간 말이다.


나는 지금, 그 순간 속에 서 있다.


괜찮다고 말하기엔 너무 지쳐 있고,

마음도 생각도 뒤엉켜 버거운 마음이라

무슨 일인지 설명하는 것조차 힘겹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무 이유도 묻지 말고,

그저 나를 꼭 안아달라고.


아무도 날 찾을 수 없게,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숨겨달라고.

내가 나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잠시만이라도 나를 대신 지켜달라고.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혼자서도 괜찮아야 진짜 어른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혼자여서 더 무너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누군가의 품이 필요하다.

짧은 순간이라도 그 품 안에서 숨을 고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시 버틸 힘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은,

내 머리카락 한 올조차 바람에 스치지 않게

숨이 막혀도 괜찮으니

그저 조용히, 나를 품어줘.


이 세상 속에서 더 이상 무너지지 않게

내 곁에 있어줘.


그리고 언젠가,

내가 세상을 다시 마주할 용기를 낼 수 있을 때

그때 네가 살며시 말해줬으면 좋겠다.


“괜찮아, 다 지나갔어.”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지금은 그저,

아무 말 없이 나를 꼭 안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