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숨었나, 긴긴밤 동안 나를 흔들었던 꿈은

모래처럼 흩어진 기억들

by 지정


간밤의 요란한 꿈 때문에 아침 햇살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낯선 몽롱함.


방 안은 분명 익숙한데, 마음은 여전히 어딘가 다른 곳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려져 조금 전까지 겪은 일들이 실재했던 사실인지 헷갈렸다.


잠시 누운 채 뜨문뜨문 떠오르는 꿈의 조각들을 맞춰본다.

내 머릿속을 소란스럽게 휘젓던 그 장면들은 내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일까,

아니면 누군가 내 꿈속에 잠시 들러 전하고 싶었던 말이었을까.


꿈속의 장면들은 실타래처럼 엉켜 있고,

그 순간의 감정들은 지독하리만큼 선명했다.

하지만 깨어나자마자 그 선명함은 희미해졌고,

뚜렷했던 얼굴과 목소리들은 손에 쥔 모래처럼 흩어져 버렸다.


문득 생각했다. 지금 이 꿈을 억지로 붙잡아야 할까,

아니면 그저 흘려보내야 할까.


긴긴밤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고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꿈.

그것은 그저 무의식 속의 내가 만든 세상이었을까,

아니면 잊고 지낸 기억의 조각들이 모여 만든 우연이었을까.

나를 흔들어놓은 그 꿈은 지금 어디에 숨어버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