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떠오르는 계절
처음 서로를 마주했던 찬바람 부는 계절이 다시 돌아와서일까.
머릿속에 뿌옇게 떠도는 희미한 네 얼굴을 또렷이 꺼내어 본다.
매 순간 서로를 알아가기에 바빴고, 어떤 말로 너를 기쁘게 할지,
어떤 행동으로 너를 웃게 할지 고민하던 내 시선은 온통 너로 가득했다.
함께 있어 따뜻했던 겨울과 떨어지는 벚꽃을 보며 미소 짓던 봄,
그리고 우리 사랑만큼이나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다시 잔잔하고도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을 때,
우리 마음도 그 바람을 따라 서서히 흩어져 갔다.
서로의 다름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미숙하고 오만했던 우리였기에,
작은 일에도 날 선 말들로 서로를 할퀴기 급급했다.
결국, 서로에게 남긴 깊은 상처를 차마 보듬지 못한 채, 다시 찬바람 부는 계절에 우리는 서로를 놓아주었다.
돌아오지 않을 그때의 우리가 매년 이맘때면
여전히 시리고 아프게 그리워진다.
지독하게 아팠던 기억에 너를 마주할 용기도
자신도 없지만, 차가운 계절이 돌아오면 나는 습관처럼 또다시 너를 그리워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