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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라면의 맛

맛 칼럼(1) - 토마토 라면(퐌케민)

by 김서영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홍콩편에서 토마토 라면이 등장한다. 영상으로 접하기 훨씬 전부터 엄마가 종종 해주시던 음식이다. 엄마랑 나는 채소를 좋아해서, 라면에 포함된 건더기 스프 이상의 채소를 넣는다. 양파, 파, 쪽파, 부추, 숙주, 콩나물, 당근 등등 냉장고에 있는 채소란 채소는 모두 넣곤 했다.

몇 년 전 어느날, 엄마가 토마토 라면이라며 원래 넣던 채소들에 토마토를 추가했을 때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토마토 라면은 한 번 맛보고 나서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우선 우리 입맛에 맞았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토마토의 시큼한 맛, 그리고 토마토 식감.

엄마표 토마토 라면

우리 가족은 원래 완성된 라면에 사과 식초를 한 두 숟가락 넣어 먹는다. 신맛, 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것이다. 토마토 라면은 새콤한 풍미를 한층 높여주기 때문에 딱 마음에 든다. 라면에 김치를 넣어 시큼한 맛을 더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토마토 라면도 비슷한 효과를 연출한다.

토마토의 식감도 매력이다. 라면에 파를 넣는 것도 향을 내는 목적에 더해 씹는 식감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따뜻하게 익은 토마토도 흥미로운 식감이다. 그저 흐물한 것이 아니라 토마토의 작은 씨가 톡톡 터지고 껍질도 부드럽게 씹힌다.

얼마 전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공항 깊숙한 곳에서 K-라면 바를 발견했다. 저녁밥을 먹고 한 시간이 안 된 때였지만 토마토 라면 메뉴를 보고 꼭 먹어보고 싶어서 주문했다.

김해 국제 공항에서 먹은 토마토 라면

집에서 한 것 보다 훨씬 빨간색이고 방울 토마토를 반으로 썰거나 썰지 않고 넣어서 크게 씹혔다. 치즈도 들었는데, 느끼한 맛이 새콤한 토마토와 잘 어울렸다. 우리 가족은 라면 스프를 반만 넣다보니 음식점에서 먹은 라면은 비교적 자극적이었지만, 맛있게 한 그릇 비우고 비행기에 탔다.

토마토 라면을 아직 먹어보지 않았다면, 시도해 볼 만한 맛이다!


#토마토라면 #새콤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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