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 - 맛 칼럼 (60)
아빠랑 동네 뒷산을 넘어가서 점심으로 보리밥을 먹었다. 산길에서 아빠가 최근 남포동 모퉁이 극장을 가셔서 혼자 영화를 보신 이야기를 하셨다. 영화관에 아빠 포함 세 사람 있었는데 대중적이진 않은 프랑스 영화를 재밌게 봤다고 하셨다.
아빠 이야기를 듣고 친구랑 수능 다음날 아침 7시 반 즈음 즉흥적으로 약속을 잡고 9시 반에 우리 둘만 있는 모퉁이 극장 영화관에서 '마리우폴의 20일' 우크라이나 배경 전쟁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났다. 내가 입시에만 혈안이 되어있던 고등학교 때 세계 저편에서는 전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수능 다음날 새삼 깨닫고 마음이 아팠다. 그토록 걱정했던 수능은 생각보다 큰일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넓지도 않은 지구라는 세상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내 주위에만, 내 일에만 매몰되지 말고 주위를 두리번거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