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비빔밥 - 맛 칼럼 (62)
커다란 택배 박스 네 개를 기숙사로 부치고도 무거운 배낭 하나 트렁크 하나를 들고 대중교통을 타고 대학교로 돌아가는 길이다.
한 칸짜리 작은 방에 그 물건들을 깔끔히 정리해 넣을 계산을 하고 있다가 캐리어 하나 정도 가뿐히 들고 갈 정도의 짐만 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 없이 가벼운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 타고난 맥시멀리스트지만 점점 비울 줄 아는 지혜가 생기길.
대학교 올라오기 이틀 전에 엄마 친구들 모임에 따라가서 육회 비빔밥과 말차 프라푸치노, 티라미수를 얻어먹었다. 살아보지 않고 알 수 없는 삶의 지혜 한 스푼도.
엄마 친구 한 분 아들은 나와 동갑인데 택배업체 일용 알바를 해서 돈을 벌고 서울에 방을 구해 독립을 시도(5개월 후 집으로 다시 돌아감)했다고… 나도 경제 활동을 하고 싶다, 열심히 살고 적당한 욕심으로 좋은 삶을 꾸려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스물한 살의 2월이다.